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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순국 메이저리그 사진전문기자 | ||
ML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로?
“처음에 구단으로부터 받은 제안엔 메이저리그 초청 선수로 들어간다는 조항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자꾸 계약을 미루다보니까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선수를 집어넣은 거죠. 왜 계약을 미뤘느냐고요? 다른 팀에서 더 좋은 조건이 들어오면 그 팀이랑 계약하려고 기다린 거죠. 결국 아무 데서도 연락 안 왔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빨리 사인해서 메이저리그 초청 선수로 들어가는 건데….”
나이 먹은 걸 실감하다!
“이전엔 무릎이 안 아팠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통증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요. 관절이 아픈 것도 그런 거죠. 아프지 않던 곳이 아프니까 조금 두렵기도 하고, 이게 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복잡하네요. 뭐, 나아지겠죠.”
그래도 2년차는 좋다!
“작년에는 팀에 뭔가 내 존재를 강하게 어필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단 하루,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조마조마 했었죠. 한순간에 훅 갈 수 있는 곳이 마이너리그잖아요.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살았는데, 그래도 올해는 좀 편해졌어요. 작년에 보여준 게 있으니까, 또 팀에서 나랑 계약하길 바랐으니까, 조금은 여유를 갖게 된 거죠. 이 팀은 물론 빅리그 코칭스태프도 다 알거든요. 서로 운동장에서 보면 너무 반가운 거예요. 이젠 마치 한국 프로팀처럼 많이 편해요. 절 쉽게 대하지 못하거든요.”
가끔은 포기하고 싶다?!
“나랑 비슷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빅리그에 올라가서 활약하는 걸 보면 속이 답답하죠. 실력 발휘를 하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까 더더욱 힘든 거고요. 가끔은 이렇게 해보다가 진짜 해결책이 안 보이면 빨리 접고 한국으로 들어가자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지금까지 고생한 게 너무 아깝지 않겠어요? 이런 도전이 마치 ‘마약’ 같아요. 한번 발을 들여 놓으니까 자꾸 못 빠져 나가게 되는 상황이 생겨요. 그리고 동료 선수들이 빅리그 올라가는 걸 보면 곧 나한테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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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니까 되게 편하더라고요. 캠프 동안 청백전 같은 게임을 했는데 내가 꽤 공을 잘 던졌거든요. 삼진 잡고 그러니까 선수들이 모두 지금 당장 팀이랑 사인하라고 달려들더라고요. 물론 농담이죠. 내년에도 또 캠프에 오라고, 같이 훈련하자고 하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편안한 집에 들어간 것처럼요. 롯데에서 지원해줬냐고요? 아니죠. 제가 숙박비, 식비, 항공비 다 냈어요.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당연히 내야죠. 그래야 깔끔해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메이저와 마이너의 차이는?
“옛날 같으면 빅리그 선수들을 볼 때, ‘와’하는 환호성을 질렀어요. 그런데 트리플A에 있던 애들이 지금 다 빅리그에 가 있어요. 그 선수들 수준을 내가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어제 메디컬 테스트한다고 해서 메이저리그 캠프에 갔어요. 선수들 라커룸에 들어가니까 대부분 다 아는 선수들인 거예요. 여긴데, 손만 닿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멀리 있는 게 아닌데… 싶었죠. 내가 나이만 어렸어도 어쩌면 지금 그들과 같이 다저스팀에 있었을지 몰라요. 실력이 없어서,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거, 또 그 사실을 여기 있는 코칭스태프도 다 알고 있다는 점이 나한테 희망을 갖게 해요. 빅리그에 있는 이전 동료가 나한테 ‘1, 2년 후에는 빅리그에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며 위로를 해주더라고요. 웃었어요. 난 몇 달 후를 생각하는데, 그 친구는 1, 2년 후라고 하니까.”
여전히 ‘무모한 도전’이라고?
“자기 자신만 답을 알아요. 만약 성적이 안 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포기할 거예요. 2년 전만 해도 무조건 안 된다는 분위기에서 지금은 ‘해볼 만하다’ ‘뭔가 보여줄 수 있다’ ‘보여줄 게 있는 선수다’라고 점차 시각이 변하고 있어요. 변수는 항상 존재해요. 그러나 지금은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은 안 하려고요.”
이젠 미래 위해 돈도 벌어야
“돈이요? 그걸 추구했으면 제가 지금 여기에 있겠어요? 오래 전에 그 부분에 대해선 마음을 비웠어요. 돈은 나중에라도 벌 수 있지만 야구할 기회는 지금 아니면 잡을 수 없잖아요. 야구를 평생 한다면 이렇게 아등바등하며 매달려 있진 않겠죠. 시간이 가는 게 아까워요. 지금까지 고생한 걸 생각해서라도 마지막엔 진짜 환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향남은 만약 내년에도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한다면? 이란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올 시즌 안에 어떻게 해서든 승부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고, 만약 갖은 노력 후에도 빅리그 진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몸 관리만큼은 자신 있었던 그가 원인 모를 통증을 접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최향남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미 애리조나 피닉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