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생활>
윤 -이 사람은 워낙 농구를 잘했어요. 농구선수로는 작은 체구였지만 머리가 좋고, 노력도 많이 해 꼬마 때부터 천재가드였어요. 선수생활도 당근 샤방샤방이에요. 경복고-연세대-실업 기아차를 거치며 최고선수로 활약하고 툭하면 우승했죠. 그의 농구를 보고 반해 농구에 입문했다는 후배들이 많을 정도래요. 하지만 우라질레이션, 천재는 단명이라고 했나요.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선수경력은 일찌감치 쫑났어요. 1991년 1월 28세가 되기도 전에 농구 접었죠. 선수로는 운 드럽게 없었던 거죠.
전 -농구 잘했대요. 본인이 그래요. 자기 말로 86년 삼성전자(실업)에 입단할 때 전체 1순위였대요. 쉽게 믿을 수 없지만 된장, 사실이래요. 상명초-용산중 때 재학이랑 한 팀에서 뛰며 져본 적이 없대요. 용산고 때도 날렸고, 이후 고려대에 갔는데 3학년 땐가 크게 다쳐서 그 이후로는 이렇다할 기록이 없어요. 글로벌기업인 삼성전자가 스카우트 사기를 당한 거예요. 어쨌든 커서는 농구선수로 찌질했어요. 당연히 일찍 은퇴했는데 워낙 사람이 좋아서 팀 주무를 맡아요. 그리고 ‘세계적인 주무’로 성공해요.
<감독생활>
윤 -실업이라는 단어 몰라요. 스타플레이어에 똑똑하니 일찌감치 지도자로 나서요. 모교인 연세대 코치-실업 대우증권(나중에 신세계-전자랜드 등) 등을 거치며 거의 쉬지 않고 지도자 생활을 해요. 이젠 운 억세게 좋아요. 선수생활 일찍 접은 거 만회하고도 남아요. 한때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울 정도로 고생한 적도 있지만 모비스로 온 후에는 최근 5년간 4번이나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정도로 최고의 스타감독이 돼요.
전 -삼성 프런트 관두고 처음 TG삼보(현 동부) 코치로 간다고 하니 많은 농구인들이 걱정했어요. 주무가 어떻게 감독하냐고요. 하지만 어떡해요. 쪽 팔리지만 다른 팀의 감독에게 선수들 훈련시키는 방법까지 물어보며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쳐요. 마침 김주성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얻어 초절정 울트라 성공을 맛봐요. 염치없이 2년에 한 번꼴로 우승이에요. 이때만 해도 실력이 아니라 운이라는 구질구질한 소리가 나왔어요.
<일상생활>
윤 -얌전하고, 예의바른 인상과는 달리 드럽게 술 잘 먹어요. 술자리에서 남들보다 적게 먹는 적이 없어요. 남들도 자기랑 똑같이 먹어야 한다는 이상한 철학도 있어요. 책을 많이 본다고 하는데 이건 안 봐서 몰라요. 대신 정말 친한 친구는 같이 운동한 사람이 아니라 공부 잘했던 사람들이라고 하니 그런 거 같기도 해요. 평소엔 순한데 선수들 가르칠 때 엄청 무서워요. 훈련 때 몸 상태 나쁘면 죽는대요. 평소 말은 별로 없어요. 참, 과음 때문에 당뇨까지 생겼는데 술은 줄이지 않고 러닝머신 등 운동으로 해결한대요. 책에 나오나봐요.
전 -술? 쓰바 정말 별로예요. 곰 같은 덩치와는 달리 매너 없게 아무리 권해도 한 잔도 안 마셔요. 죽으면 몸에서 사리 나올 지도 모른대요. 근데 신기하게 술 안 먹고도 취한 사람보다 더 잘 노는 재주가 있어요. 기본적으로 노는 거를 환장하게 좋아해요. 책 같은 건 잘 안 봐요. 대신 영화나 드라마에 꽂혀요. 덩치는 ‘조선 반’인데 이런 거 보면서 훌쩍훌쩍 울어요. 간지나는 엽기예요. 말은 아주 많고 또 잘해요. 누구든 30분이면 다 자기편으로 만든대요. 참 술 안 먹는 한을 간식 등 맛있는 건 가능한 많이 먹는 걸로 풀어요.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