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경기경찰청의 산하 경찰서에 대한 민원 조사가 부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방경찰청이 민원을 제기한 시민의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기 보다는 ‘제 식구 감싸기’로 산하 경찰서의 주장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 포항시 남구에 사는 허모(58)씨는 최근 경기도 평택경찰서로부터 조사결과가 담긴 공문을 받았다.
허씨가 경찰에 자신이 고소한 김모, 조모씨 등의 위증사건에서 담당조사관이 예고 없이 교체된 이유를 밝혀달라고 정보공개를 청구했기 때문이다.
답변 내용의 요지는 “경제3팀 백모 조사관의 별건 고소사건에서 조사관 교체요청이 접수됨에 따라 그 사건이 경제1팀장인 김모 조사관에게 배당됐고 사건을 배당받은 김 조사관이 보유하고 있던 허씨 사건을 바꾼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당시 수사과 내부기준에 따라 교체요청이 돼 사건을 교체하게 될 경우에는 배당받은 조사관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사건 중 1건을 교체요청 받은 조사관에게 배당하게 돼 있어 수사관 교체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평택경찰서 수사관 교체명부를 보면 2013년 6월 3일 백모 조사관의 교체요청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 사건을 배당받은 사람은 1팀장인 김 조사관이 아니라 팀원인 정모 조사관이다.
그런데 정 조사관의 사건이 넘어간 것이 아니라 팀장인 김 조사관의 사건이 넘어간 것이다.
이로인해 허씨가 다시 경찰청에 조사를 요청해 경기지방경찰청이 조사에 나서 6월말 결과를 알려왔지만 내용은 역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수사관 교체 요청된 3팀 백 조사관의 사건과 장기사건을 갖고 있던 1팀 정 조사관의 사건을 맞바꾸려고 정 조사관을 대장에 교체수사관으로 기재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 조사관이 1년 넘게 종결하지 못하고 있던 어려운 장기사건을 다른 팀에 넘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계속 자신이 수사하겠다고 의사표현하고 다른 사건을 넘길만한 것이 없어 김 팀장이 취급하던 허씨 사건을 넘겨준 것이라는 것.
그러나 이같은 설명은 지난 3월 평택경찰서가 허씨에게 보낸 공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만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당시 평택서 수사1과 수사지원팀은 “백 조사관이 별건 고소사건에 대해 조사관 교체요청이 접수돼 그 사건을 경제1팀장인 김모 조사관에게 배당됐다”고 통보해 정 조사관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던터라 “이에 대한 이유를 조사했느냐?”는 질문에 경기남부청 감찰특별조사 담당자는 “단순 실수였다”는 답변이다.
즉 중간 과정은 다 생략하고 결과만 알려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설명이라기 보다 평택서 공문의 허위를 덮어주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민원인의 항변이다.
더구나 정 조사관은 1년 넘게 종결하지 못한 어려운 장기사건을 다른 팀에 넘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수사의지를 밝혔다는 것이고 이로인해 사건을 넘겨주지 않았는데 상관인 팀장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신의 사건을 다른 팀에 넘겼다는 것이어서 김 팀장이 이번 사건을 넘긴 이유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다.
김 팀장은 당시 허씨의 사건을 3개월 정도나 조사하고 있었고 거의 마무리돼 검찰에 곧 송치하겠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지는데도 갑자기 사건을 다른 팀으로 넘겨 외압 의혹이 제기되지만 경기남부청 담당자는 “그것은 수사사항이라 자신들은 알 수 없다”는 답변이다.
수사사항을 물은 것이 아니고 민원인이 자기 사건을 조사하던 조사관이 갑자기 교체돼 그에 대한 이유를 알려달라고 하고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수사사항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민원인의 탄원이다.
“경찰은 다 똑같아요. 다 제식구 아닙니까. 누구 하나 민원인의 고통을 알아주거나 의혹을 풀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시민이야 죽던 말던 자신들만 피해 없으면 그만이라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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