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음식문화는 삼국시대 불교가 들어오면서부터 유교문화에 이르기까지 지리적 여건과 지역 정서가 잘 어우러지면서 안동만의 음식문화를 만들어 왔다.
이번, 여름 안동 전통의 맛을 맘껏 즐기는 힐링투어에 빠져보자.
△ 여름철 최고 별미 ‘안동국시’
안동국시. 사진=안동시 제공
안동국시는 밭농사를 주로 하는 내륙지방의 특성이 가미돼 콩과 밀가루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안동 사투리 ‘국시’가 더욱 구수한 어머니 손맛을 연상케 한다.
안동국시는 여름철 즐겨먹는 건진국수와 겨울철 누름국수가 있다. 전통적 건진국수는 밀가루와 콩가루를 7:3정도 비율로 섞어 삶은 후 찬물에 헹궈 은어나 꿩 등을 삶은 장국에 애호박과 쇠고기, 달걀, 김 등 고명을 얹어 먹는다.
요즘은 전통방식의 건진국수는 찾기 힘들고 대신 멸치나 다시마 육수를 우려내 사용하기도 한다. 누름국수는 애호박이나 청야채를 넣고 장국에 삶아 먹는 음식으로 감칠맛이 일품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안동국시’라는 간판으로 영업을 하는 곳은 82곳(포털 검색결과)에 이르고 안동에서도 73곳의 국숫집이 성업 중이다.
안동에서는 국수 뿐 아니라 넉넉한 인심이 담긴 조밥과 배추쌈이 나오고 부추, 파, 배추부침을 곁들여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 원조 ‘안동찜닭골목’과 ‘보리밥’&‘떡볶이 골목’
안동찜닭. 사진=안동시 제공
원조 안동찜닭의 맛을 볼 수 있는 곳이 찜닭골목이다. 구시장 안에 위치한 찜닭골목에는 30여 개의 찜닭집이 몰려 있다.
400도 불에서 10여 분 간 졸이고 진간장으로 간을 해 당근, 감자, 양파를 넣고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해 푹 익힌다. 국물이 짠득해지면 시금치, 대파, 당면 등을 넣어 한 번 더 익혀 낸 안동찜닭은 매콤한 맛과 함께 달콤하면서도 간간한 맛이 일품이다.
찜닭골목과 연접한 보리밥 골목도 50년 이상 명맥을 이어왔다.
구수한 숭늉과 보리밥, 시래기 무침에 생채나물, 고추장, 꽁치구이 등 자연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대구은행에서 찜닭골목으로 향하는 시장 길목에 위치한 10여 개의 떡볶이 포장마차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 이참도 반한 ‘막창골목’
독일 태생의 이참 前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재임 당시 안동 최고 맛집으로‘막창집’을 꼽았었다.
안동 막창골목은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곳으로 덜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 안동초등 옆 번영1길에 위치해 있으며, 8개의 막창집이 맛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다의 선비 안동문어
안동문어. 사진=안동시 제공
안동에서 간고등어 이상 가는 인기 특산물이 바로 안동문어다.
안동에서는 문어를 봉제사접빈(奉祭祀接賓)의 최고 음식으로 친다. 문어(文魚)의 문이 글월 문(文)자를 쓰는 특성상 양반고기로도 불린다. 학문을 즐기고 숭상한다는 안동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산문어(살아있는 문어)를 취급하며 안동문어 골목으로 알려진 곳은 중앙신시장 2길 주변. 이곳에서는 15개 정도 업소가 집중해 있다.
안동문어의 특징은 특유의 싱싱함과 쫄깃쫄깃한 맛에 있다. 이들 업소가 말하는 비법은 따로 있다. 문어의 쫄깃쫄깃한 맛을 최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문어를 삶는 물의 육수와 온도, 간, 시간 등이 정확히 맞아야 한다고 한다.
안동문어는 택배를 통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안동문어는 입소문을 듣고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문어는 시력 회복과 빈혈 예방, 동맥경화, 시력감퇴, 변비, 미각장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다량의 비타민을 함유, 웰빙 음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 서울 반값으로 안동한우의 진 맛을 느낄 수 있는 ‘갈비골목’
안동한우. 사진=안동시 제공
운흥동 안동역 앞에 위치한 갈비골목은 휴가철이면 싼값에 안동한우 맛을 보기 위한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수십 년을 거치며 자연스레 형성된 갈비골목에는 현재 15개 정도의 갈비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는 1인분(200g)에 서울 반값인 2만5000원 정도에 생갈비와 양념갈비 등을 맛볼 수 있다.
갈비를 먹은 후 밥과 함께 나오는 시래기 된장국도 별미다.
△ 전통 ‘헛제삿밥’ 에 후식은 ‘안동식혜’
안동 헛제삿밥. 사진=안동시 제공
헛제삿밥은 봉제사접빈객의 전통이 살아있는 안동에서 제삿밥과 똑같이 제수음식을 준비해 비벼먹을 수 있도록 한 비빔밥의 일종이다.
실제 제사에 쓰이는 각종 나물과 미역부각, 상어고기, 가오리, 문어 등 산적과 여기에 육탕, 어탕, 채탕의 삼탕을 고루 섞은 막탕이 나온다. 제사를 지내지 않고 먹기에 헛제삿밥이라 부른다.
안동식혜. 사진=안동시 제공
후식으로 나오는 안동식혜는 또 다른 별미다. 고두밥에다 무깍둑썰기 또는 채썰기 한 것과 고춧가루 침지액과 생강즙을 넣고 여기에 엿기름물을 넣어 버무려 발효시킨 것으로 잣, 밤 등 건과를 띄워 먹는 음식이다.
한 번 맛 보면 얼큰하면서도 매콤하고 생강의 독특한 향취로 인해 청량감 마저 느낄 수 있어 그 맛에 매료되고 만다.
헛제삿밥 골목은 안동댐 월영교 부근에 위치해 있다. 식당수는 3개에 불과하지만 한꺼번에 3백명 이상 손님을 치를 수 있을 만큼 대형화돼 있다.
△ 안동대표 특산물 ‘안동간고등어’
안동간고등어. 사진=안동시 제공
내륙 깊숙이 자리한 안동지역 특성이 ‘안동간고등어’를 만들었다.
내륙에서 고등어를 먹으려면 먼 바다에서 운송해 올 수밖에 없었고, 이를 위해서는 염장(鹽藏)이 유일한 수단이었는데, 여기서 ‘안동 간고등어’가 유래했다.
해산물 이동이 수월치 않았던 때는 먼 거리에서 고등어를 운반하자면 부패하기가 쉬웠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등어에 소금을 쳤다.
최근 미세먼지 파동을 극복하고 국민생선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안동시와 시민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안동 대부분 한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 전국 3대 유명빵집 ‘맘모스 제과’
대전의 ‘성심당’과 군산의 ‘이성당’과 함께 전국 3대 베이커리 맛집으로 세계적 맛집 가이드인 ‘미슐랭 가이드’ 한국 편에 이름을 올린 ‘안동 맘모스제과’는 빼놓을 수 없는 맛집 여행지다.
40년 넘는 세월 동안 변하지 않은 맛으로 국내 빵 시장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맘모스 제과의 최고 메뉴라는 ‘크림 치즈 빵’은 보들보들하고 폭신한 식감에 고소한 치즈가 가득한 빵이다. 각종 타르트, 바게트, 케이크 등 디저트 빵이 준비돼 있다.
매장 한 쪽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있어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다.
△ 향토음식의 요람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안동 종가음식체험관인 ‘예미정’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사진=안동시 제공
지난해 말 안동시 정상동에 문을 연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은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퓨전화된 종가음식 메뉴를 선보이고있다.
안동건진국수와 안동비빔밥, 가마솥 메밀묵, 맷돌 손두부, 청포묵 만들기부터 전통주 빚기와 7첩반상 차리기 등 종가음식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종가집의 기품을 옛 그대로 살려 낸 예미정은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종가음식 체험은 물론 독특한 안동향토음식의 특별한 맛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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