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전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 사건이 발생한 게 어느덧 지난해 5월. 서울중부경찰서는 이어 7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에 전창진 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논란이 커지자 전 전 감독은 지난해 8월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구단과 연맹을 비롯한 농구계 전체, 그리고 팬들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에서의 소명에 집중하여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며 KGC인삼공사 측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
전창진 전 KGC인삼공사 감독이 지난해 6월 25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소환되고 있다. 일요신문DB
지난해 12월, 전 전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말 즈음에 검찰 조사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다. 담당 검사가 인사발령나면서 후임 검사가 내정됐는데 아직 소환조사도 받지 못했다”는 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러나 연말이 지나고 연초가 되고,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2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 전 감독에 대한 검찰의 발표는 미뤄지고 있다. 최근 전 전 감독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정원 변호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이 감독님의 혐의와 관련해 검토해야 할 자료가 많은데, 갑작스럽게 인사이동까지 이뤄져 사건을 재검토하게 됐다. 담당자들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옥시 사건’까지 맡게 돼 감독님과 관련된 서울중앙지검의 업무는 정체된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프로야구 승부조작이 터지면서 또 다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 힘들기만 한 전 전 감독과 어렵게 전화 연결이 됐다. 그는 “최근 변호사를 통해 곧 검찰에서 날 소환조사할 거란 얘기를 들었다”면서 “지난 1년 넘게 검찰에서 불러주기만을 기다렸는데 이제야 연락이 왔다. 곧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날 전망이다”는 얘기를 전했다.
전 전 감독은 여전히 혐의와 관련해선 떳떳하다고 자신한다. 실제 그런 일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 조사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발표와 상관없이 전 전 감독은 1년 2개월의 시간동안 모든 걸 잃었다. 지도자로서의 명성도, 돈도, 사람도 잃었다. 설령 무혐의로 결론지어진다고 해도 그가 다시 농구판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혐의만 받는 상황에서 그가 쌓아온 농구 인생의 ‘탑’이 와르르 무너졌다. 1년 2개월이란 시간이 덧없기만 하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