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요신문] 신윤성 기자 = 의령군 지정면은 남강을 사이에 두고 창녕군 남지와 연접하고 있는 강촌 마을이다.
인구의 수나 지역의 면적으로 따져볼 때 의령군에서 3번째로 큰 면이지만 군청소재지와 26㎞나 떨어진 지리적 여건과 교통문제 때문에 특별한 행사나 개인적인 볼일이 없으면 군청소재지를 찾을 일이 그리 많지 않은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조용했던 지정면에 지난 1월 새로운 면장이 부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공무 생활 대부분을 군청에서 보낸 이대석면장이 지정면에 발령받을 당시, 지역의 일을 많지 않은 부족한 현장 경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이대석 면장은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처음의 우려와 달리 부임하면서부터 지역 전반을 자신의 사무실이라 여기며 발로 뛰는 현장탐방과 찾아가는 행정을 거듭했다.
불만의 목소리를 사전에 해소하려고 현장탐방 등에 쏟아왔던 이면장의 노력 덕분에 면사무소를 찾아 불만을 토로하는 지역민은 거의 없을 정도가 됐다. 특히, 지정면의 새마을, 이장협의회 등 각종 단체에서도 이면장의 면정운영방침에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아 효과는 배가 되고 있다.
얼마 전 이상기온으로 폭염에 고생하고 있을 노인들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이 면장이 29개의 경로당을 일일이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자, 이를 지켜보던 지정면 새마을 협의회(회장 황성철)와 부녀회(회장 박갑연)는 자비를 들여 무더위를 식힐 팥빙수를 함께 제공해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지정면 새마을 남녀협의회의 선행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해마다 어르신들에게 팥빙수를 제공하며 올해와 같은 무더운 날씨에 시원하고 달콤한 팥빙수는 노인들에겐 신선한 활력소를 제공해 왔다. 이외에도 행복홀씨입양사업 등 바쁜 농사철에도 틈틈이 시간을 할애하는 지역 봉사활동은 기본이다.
지정면은 초봄에서 초여름까지의 농사철(특산물 수박)을 제외한 휴경 철의 여유를 보낼 각종 문화시설은 없다시피 하고 체육시설도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그래서 요즘 면민들은 토, 일요일을 제외한 주 중에는 농악(지정면농악대, 단장 이재현)연습에 굵은 땀을 흘리며 더위와 맞서며 이열치열로 무더운 여름과 맞서고 있다.
이재현(지정면이장협의회 회장)단장이 이끄는 농악단은 지난 7월 30일, 45명의 단원으로 출발했다. 성산농악대의 대를 이어야 하고 또 해마다 개최되는 의병제 행사에서 지정면만 빠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발동하여 재결성한 농악단인 만큼 꽤나 열심이다.
의령군 의회 손호현 의장은 “면장을 필두로 지역단체, 그리고 면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지역의 전통을 살리고 군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하고 “지역민이 상대적 열등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행정과 협의하여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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