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일요신문] 박하늘 김재원 기자 = 노태공원사업 응모 업체들의 계획서에 대한 충남 천안시의 평가는 계량화된 정량적 평가와 도시공원 위원들의 주관적 평가로 이뤄진 정성적 평가 등 2개 부문으로 이뤄졌는데 동일한 업체에 대한 평가가 그 방법에 따라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가 하면,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먼저 담당 공무원이 단독으로 실시한 정량적 평가에서는 ‘자금조달능력’과 ‘주관사의 재무 구조상태’ 평가항목이 논쟁의 핵심이다.
특히 ‘자금조달능력’의 경우 I개발이 점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해 7점에서 2점이 늘어나 9점이 돼 결국 2위에서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이 공동사업 협약서를 제출했는데 담당자가 이를 평가하지 않는 실수를 해 이를 바로 잡으니 1, 2위가 뒤바뀌게 됐다는 것”이 천안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공동사업 협약서는 공원사업을 위해 특수목적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업체들간의 내부 협약서이지 금융투자를 위한 참여의향서나 확약서가 아니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따라서 “점수를 가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점이나 탈락요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또 주관사 자본금 규모를 보는 ‘주관사의 재무 구조상태’ 항목 평가도 이해하기 어렵다.
기준표를 보면 10억미만은 7점, 10-99억 8점, 100-199억 9점, 200억이상 10점으로 돼 있어 2위 H종합건설의 경우 단독으로만 보면 자본금 규모가 17억원이어서 8점이 돼야 하고 다른 5~6개사와 공동으로 사업을 하는 것으로 보면 자본금 규모가 240여억원으로 늘어나 10점을 줘야 하는데도 9점을 준 것으로 알려져 평가가 잘못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천안시 담당공무원은 “재무제표를 제출한 업체에게는 1점을 가점했다”는 설명인데 이는 기준표에 없는 것이어서 담당자 자의에 의한 가점이므로 사실상 특혜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10여명의 위원들에 의해 이뤄진 정성적 평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정성적 평가의 7가지 항목 중 ‘도입시설의 적정성’을 보면 1위 I개발은 최고 57점, 2위 H종합건설은 최저 46점, C인터내셔널 52점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1위 I개발은 공공사업인 노태공원 사업부지의 핵심부에 대표적 개발사업인 아파트를 짓겠다고 했고 2위 H종합건설은 평소 천안시가 관내 호텔 등이 없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많다는 요청을 받아들여 호텔 부지를 개발하겠다고 했는데도 결과는 정반대의 점수가 나온 것이다.
반면 3위 C인터내셔널은 커뮤니티센터, 잔디마당, 소풍뜰 등 시민을 위한 어울림마당을 조성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 공공 공원 조성계획으로 가장 타당한 것이라는 의견이 높지만 점수는 중간에 불과하다.
더구나 두 평가결과가 크게 대조적이라는 점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평가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동일한 업체에 대한 평가결과가 크게 다르다는 것은 업체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평가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담당공무원이 혼자 실시한 정량적 평가결과는 H종합건설이 48점으로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I개발 41점, C인터내셔널 40점 등의 순이어서 다른 업체들과 차이도 크다.
그러나 위원들이 평가한 정성적 평가결과는 I개발 43.56점, C인터내셔널 42.89점, H사 39.78점, H종합건설 38.33점 순으로 H종합건설이 최하위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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