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회 방송 CEO 출신의 지리산 수필가.<사진 나남,제공>
하늘 아래 강과 바다가 만나지는 지점으로 세상살이의 끄트머리를 암시하는 망덕 포구, 피고 지는 인생의 원리를 보여주는 섬진강 변 벚꽃길,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번뇌를 다스리라고 다독여 주는 스님들. 저자의 발길을 따라 지리산 곳곳을 거닐며, 자연의 품성에 물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행복한 삶과 아름다운 마감의 비밀이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구영회 저자는 방송 평기자로 시작하여 CEO까지 지낸 자타가 공인하는 방송맨이다. 그가 회색 도시를 벗어나 지리산 수필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의 글은 지리산처럼 간결하고 명징하다. 섬진강처럼 잔잔하고 아름답다. 뱀사골 계곡처럼 깊다.
그가 우리에게 두런두런 건네 붙이는 말투는, 지리산 밝은 달밤과 별 밤에 숲에서 들리는 호랑지빠귀의 휘파람 소리처럼 마음 깊은 곳을 파고들며 깨운다. 지리산의 심오한 뜻이 담긴 『사라져 아름답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저자 구용회,『사라져 아름답다』
지난 33년 동안 방송분야에서 치열하게 일한 뒤 은퇴하는지 7년째 접어들었다. 이제 인생길 후반에 놓인 처지에서, 나 자신의 삶을 뒤 돌아보면서 그 성찰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 제2의 인생을 잘 추슬러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자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와 같이 인생길 내리막을 걷고 있는 나이 비슷한 또래들에게도 또한 말을 건네 붙이고 싶었다. 지리산 풍광 좋은 어느 고즈넉한 곳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며 각자가 걸어온 인생길에 관해, 또 앞으로 여생이 향하는 곳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이번에 세 번째 수필 『사라져 아름답다』 를 내놓게 된 소감을 밝혔다. 오랜 방송인에서 주변 사람들에 의해 ‘지리산 수필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직업으로서의 수필가라는 이름은 낯설다.
30대 후반부터 혼자 주말이면 도시를 일부러 벗어나, 틈만 나면 지리산을 찾았다. 거의 30년 동안 끊임없이 줄기차게 지치지도 않고 벌어진 나만의 인연이다. 지리산에 가면 나는 깊은 산 속에서 주로 혼자였다.
나는 그곳에서 ‘껍데기’ 같은 온갖 삶의 표피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자연 속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저자는 자신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깨달음을 준 지리산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구영회(具榮會)는 방송 CEO 출신의 지리산 수필가. 고려대를 나왔고 ‘장한 고대언론인상’을 받았으며, MBC 보도국장, 삼척MBC 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지리산에 둥지를 틀게 된 동기는 30대 중반 무렵부터 지리산을 수없이 드나들면서, 삶의 본질에 대한 ‘갈증’에 목말라하는 마음속 궤적을 따라 끊임없는 ‘자기타파’를 추구해왔다. 33년에 걸친 방송인 생활을 마친 뒤, 지금은 지리산 자락 허름한 구들방 거처에서 혼자 지내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지리산에서 지금까지 《지리산이 나를 깨웠다》, 《힘든 날들은 벽이 아니라 문이다》, 《사라져 아름답다》 등 세 권의 수필을 썼다. 그의 글은 지리산처럼 간결하고 명징하다. 섬진강처럼 잔잔하고 아름답다. 뱀사골 계곡처럼 깊다.
그가 우리에게 두런두런 건네 붙이는 말투는, 지리산 밝은 달밤과 별 밤에 숲에서 들리는 호랑지빠귀의 휘파람 소리처럼 마음 깊은 곳을 파고들며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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