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이흥주 판사는 22일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 아무개 씨(56)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도배업자 김 씨는 지난 6월 광진구에 위치한 한 주택의 도배 공사를 하던 중 에어컨 위에서 현금 4억1000만 원이 든 봉투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의 가방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김 씨는 돈을 훔쳤다는 죄책감에 돈을 쓰지 못했고, 이틀 뒤 돈을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피해자에게 돈을 직접 돌려주면 신고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김 씨는 봉투 겉면에 ‘이 봉투를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적은 다음 이를 동부지법 청사 로비에 놓고 달아났다.
때마침 법원을 찾은 시민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알렸고 돈은 무사히 주인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피해자가 이미 도난 신고를 한 상태여서 김 씨는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돼 법정에 서게 됐다.
이 판사는 “거액을 절도했으나 돈을 반환한 점, 피해자가 재판부에 선처를 탄원한 점, 절도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