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후진국형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어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 24일 두 번째 콜레라 확진 환자에 이어 31일 거제에서 세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또한 초가을에 들어서면서 렙토스피라균 감염에 의한 급성 열성질환인 렙토스피라증까지 유행이다.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질병관리본부 정기석 본부장과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 손문기 처장이 참석해 정부 측 업무보고를 하기도 했다.
29일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정책연구용역사업으로 실시한 ‘기후변화 건강영향 감시체계 실용화 및 선진화 기술 개발’ 연구에 따르면 전국 의료기관에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치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평균온도 상승이 감염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말라리아의 경우 최근 3주전 평균온도가 1도 상승하면 17.01% 증가하고 쯔쯔가무시증(8주전)은 13.14%, 렙토스피라증(8주전) 18.38%, 신증후군출혈열(8주전) 5.14%씩 늘어나는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렙토스피라증은 우리나라에서 1975년 가을 경기・충북지역 벼농사 작업자들을 중심으로 유행성이 보고되어 ‘유행성폐출혈열’로 불리던 원인불명의 질병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 발생이 보고되는 질병이지만, 특히 온대지역과 열대지역의 늦은 여름철이나 이른 가을철 우기에 환자발생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10만 명당 발생률 또한 온대지역에서는 1명 이내, 열대지역에서는 10명 이상이다.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후 대규모로 유행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되는 인수 공통 전염병 중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오염된 토양, 지하수 등에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전염병은 홍수나 집중호우, 수영 등으로 인해 감염될 확률이 높아 수요일부터 이어지는 전국적인 비 소식에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상은 발열, 두통, 오한, 구토, 근육통 등이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렙토스피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 오염이 의심되는 물에서 수영이나 그 외의 작업을 피하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서 작업할 때는 반드시 작업복과 장화를 착용해야 한다. 논에서 작업을 하거나 들쥐 포획 작업 이후 수 일 후부터 발열이 발생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