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적게 먹기부터 실천하라
소식을 하면 체중과 혈압, 체지방, 혈중 지질이 줄어들고 혈당 조절 기능도 좋아진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이른바 ‘건강나이’를 젊게 만들 수 있다. 노화방지 전문 AG클리닉 권용욱 박사는 “적게 먹으면 나이가 들수록 적게 분비되는 DHEA, 멜라토닌 같은 노화방지 호르몬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잘 분비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수명연장 효과도 기대된다. 소식이 수명을 늘리는 것은 활성산소 이론과 관련이 있다. 많이 먹으면 음식을 소화하고 에너지를 내는 데 많은 산소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더 많이 발생해 세포와 DNA에 손상을 주는 것이다. 반대로 적게 먹으면 활성산소가 적게 생겨 질병과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소식이 장수유전자를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참고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는 마음대로 먹게 한 원숭이보다 30%의 열량을 제한한 즉, 소식을 한 원숭이가 수명이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를 섭취해야 할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섭취 열량은 약 2000~2500㎉이다. 여기서 30%를 줄이면 약 1500~1800㎉ 정도다. 일일이 열량을 따지기 번거롭다면 지금의 밥공기에서 1/3~1/4 정도 덜어내서 먹으면 된다. 밥뿐만이 아니라 과일이나 간식 등도 조금씩 줄여 나가도록 한다.
흔히 소식을 시작하면 기운이 없고 심지어는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하지만 초기에만 그럴 뿐 우리 몸이 줄어든 식사량에 적응을 하면 괜찮아진다.
2. 아침은 든든히 저녁은 적게
직장인들 중에는 출근 시간에 쫓겨서 또는 입맛이 없어서 아침을 거르고, 점심 때는 허겁지겁 과식을 하고 퇴근 후에도 회식, 모임 등으로 밖에서 푸짐하게 식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 먼저 아침식사를 반드시 하되 든든히 하는 것이 좋다. 오전에는 신체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머리를 써야 할 일도 많다. 여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으려면 아침식사를 든든히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거나 부실하게 먹는 경우에는 일찍 허기가 져 점심에 과식을 하기 쉽다. 과식 자체도 나쁘고, 사 먹는 음식에 많이 든 소금, 설탕, 지방, 화학조미료 등은 모두 노화를 촉진하는 성분들이다. 저녁에 과식을 하면 더 나쁘다. 밤에는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활발해져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축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늦은 시간에 먹는 음식은 대부분 체내에 저장된다.
‘아침은 충분히, 점심은 적당히, 저녁은 적게’ 먹는 식습관을 지키는 데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게 되고 일찍 일어나야 아침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식사를 충분히 하게 된다. 늦게 자면 야식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3. 나쁜 음식부터 줄여라
여기저기서 웰빙, 웰빙 하면서 몸에 좋다는 것만 골라먹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젊게 살고 싶다면 좋은 것을 찾아 먹기 전에 나쁜 것부터 끊거나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흔히 ‘3백(白)식품’으로 표현하는 소금, 설탕, 흰쌀밥 또는 흰 밀가루는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흰색의 인공조미료까지 더해서 ‘4백식품’이라고도 한다.
소금의 경우 섭취량이 많으면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뇌혈관 질환, 전립선 질환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WHO에서 권장하는 적정 소금 섭취량은 하루 6g이다. 무려 20~25g을 섭취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싱겁다 싶게 먹어야 한다. 고추장, 간장 등의 장류와 젓갈 등을 조금 덜 먹는 것과 함께 국이나 찌개 등도 짜지 않게 먹도록 한다.
설탕이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사탕, 아이스크림, 과자, 케이크 등도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당지수(탄수화물이 혈당 농도를 높이는 속도를 표시한 지수)가 높아서 인슐린을 빨리 과도하게 분비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기 쉽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또 세포에서 연소되는 과정에서 캐러멜 같은 물질을 만들어 혈관을 노화시킨다.
흰쌀밥과 흰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비타민, 섬유질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당지수가 높아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하지만 현미밥이나 잡곡밥, 콩밥, 통밀빵, 호밀빵 등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당지수가 낮아 노화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음식이다.
나쁜 지방도 멀리해야 한다. 우선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노화속도가 빨라진다. 고기나 소시지,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에 들어 있는 지방은 대부분이 포화지방이다.
마가린이나 쇼트닝 등의 트랜스지방도 해롭다. 트랜스지방은 오랫동안 산패되지는 않지만 건강에는 매우 해롭다. 세포에서 좋은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나쁜 물질의 생성을 촉진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에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트랜스지방이 들어있는 것들이 많다.
과일이나 야채, 생선 통조림 제품도 적게 쓰도록 한다. 손질할 필요가 없어서 간편하기는 해도 첨가물에서 안전하지 못해 신선한 제철 식품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좋다.
4. 40:40:20 비율을 지켜라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섭취 비율을 65:15:20 정도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화방지의학에서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더 줄이고 단백질의 섭취를 늘려서 40:40:20 정도를 권장한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 장기의 중요한 성분인 동시에 뼈의 성장에도 중요하고 각종 효소, 호르몬을 만드는 데는 필수 요소. DNA의 유전정보도 단백질이 없으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고기와 생선에 많은 동물성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은 많아도 포화지방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의 위험을 높인다. 콩이나 곡류, 견과류, 씨앗류 등에 많은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보완이 되는 식품과 함께 먹는다면 포화지방의 위험이 없어서 좋다. 콩은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들어 있으면서 노화방지 성분도 풍부한 식품으로 꼽힌다.
지방은 올리브유, 생선 기름, 간유, 달맞이꽃종자유 등의 불포화지방을 고르도록 한다. 지방 하면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세포막이나 성호르몬,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을 만들고 비타민 A·E 등의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 등의 제 역할이 있다.
5. 비타민·미네랄을 섭취하라
비타민 중에서 노화방지 효과가 큰 것은 항산화효과가 강력한 비타민 A·C·E이다. 비타민 C는 항산화제로 오렌지나 귤, 키위, 토마토, 딸기 등의 과일과 고추, 시금치, 감자, 열무 등의 채소에 특히 많다. 비타민 E는 곡류의 씨눈, 식물성 기름(콩, 올리브, 옥수수, 해바라기씨 기름)과 진한 녹색 채소(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근대)에 풍부하고 비타민 A는 동물의 간, 생선의 간유, 달걀노른자, 버터, 치즈 등에 많다.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도 항산화 효과가 커서 노화를 방지하며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카로틴은 당근, 브로콜리, 시금치 등에 많다.
노화방지를 위해 이들 비타민을 섭취할 때는 하루 섭취권장량의 5~10배를 먹어야 하는데, 이것을 적정섭취량(ODA)이라고 한다. 비타민 결핍증을 막기 위한 양으로 하루 섭취권장량(RDA)은 비타민 결핍증을 막기 위한 양이다.
세포의 기능과 구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미네랄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항산화제인 셀레늄은 곡류, 마늘, 참치, 굴, 해조류, 육류, 해바라기씨 등에 많고 혈당 조절에 중요한 크롬은 곡류, 브로콜리, 오렌지주스 등에 풍부하다. 혈압과 관련이 있는 미네랄은 마그네슘과 칼륨이다. 혈압을 낮춰 혈관을 보호하는 마그네슘은 정제하지 않은 곡류, 견과류, 시금치, 새우에 많은 마그네슘은 혈압을 낮춰 혈관을 보호하고, 감자, 바나나 등에 많은 칼륨은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 혈압을 조절한다. 뼈의 노화를 막으려면 칼슘도 잘 섭취하도록 한다.
권용욱 박사는 “미네랄 사이의 균형이 유지될 때 우리 몸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며 “특정 미네랄만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는 미네랄이 풍부한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으라”고 조언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노화방지 전문 AG클리닉 권용욱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