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좋은 웰빙 식품이라도 먹는 시간이나 방법에 따라 그 효능이나 체내 흡수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사과=식물성 섬유소인 펙틴이 풍부한 사과는 변비를 없애고 대장암을 예방하는 과일. 또한 혈압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매우 좋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남녀에게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 사과 한 개씩을 꾸준히 먹게 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졌다고 한다. 펙틴은 과육보다는 사과의 껍질에 많이 들어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는다. 껍질에 묻은 농약은 사과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식초를 2큰술 푼 다음 20분가량 담갔다가 씻으면 대부분 제거된다.
흔히 아침에 먹는 사과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변비가 있는 사람은 아침식사 전에 사과를 먹거나 사과주스 한 잔을 마시면 효과적이다.
정이안 한의사는 “심한 변비에는 사과를 쪄서 먹으면 좋다. 피로가 쌓일 때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우선 사과를 씻어서 껍질째 윗부분을 잘라 씨를 긁어낸다. 사과 안에 꿀을 넣고 잘라낸 사과 뚜껑을 덮어 찜통에서 익혀 먹는다. 식후에 절반만 먹고 남겨두었다가 다음 식사 후에 나머지를 먹는다.
하지만 평소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밤에 공복상태에서는 사과를 먹지 않는 것이 낫다. 사과를 저녁에 먹으면 펙틴 때문에 장의 소화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사과가 도움이 된다. 마음이 불안하고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사과 1개를 껍질째 씹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바나나=변비와 설사에 모두 좋고 짜게 먹는 사람들에게 좋은 과일이 바나나. 남아도는 나트륨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시켜 고혈압,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가까이하면 좋다.
하지만 밤에 해야 할 공부나 업무가 있다면 바나나를 삼간다.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 들어 있어 근육을 이완시키고 마그네슘도 많아 졸음이 쏟아질 수 있다.
반면 탄수화물 성분이 많아 격렬한 근육운동이나 등산을 할 때 바나나를 먹으면 열량 공급에 효과적이다. 식사 대용이라면 바나나 한 개가 100㎉를 내므로 세 개를 먹으면 밥 한 공기의 칼로리와 비슷하다.
먹기에 좋은 바나나는 껍질에 검은 반점이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이때 당분, 비타민 C를 비롯한 영양소의 함량이 가장 높다. 다만 당뇨병이 있다면 끝부분에 녹색이 조금 남아 있는 바나나를 고른다.
한 가지, 열대과일인 바나나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색이 검어지고 해로운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다. 17~18°C 정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양파=양파는 언제 먹어도 좋지만 식사 중 특히 육류를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을 낮춰 비만, 고혈압 예방에 좋다. 양파에 있는 ‘퀘르세틴’이라는 성분 덕분이다. 퀘르세틴은 혈압을 낮추고 지방을 분해하며 변비, 당뇨병, 백내장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보고돼 있다.
또한 양파는 니트로소아민 같은 발암물질도 억제한다. 니트로소아민은 육류, 어류에 식품첨가물을 넣어 가공할 때 생기는 발암물질로 햄, 소시지, 어묵 등에 많다. 때문에 이들 식품을 조리할 때는 양파를 넣어 먹는 것이 좋다.
혈압이 높거나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식후에 양파껍질 달인 물을 마신다. 연한 갈색의 양파 겉껍질 5g에 세 컵 정도의 물을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푹 달인다. 그런 다음 하루 3번으로 나눠서 식사 후에 따뜻하게 마신다. 날로 먹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양파 냄새가 걱정이라면 김, 다시마 등을 조금 먹으면 낫다.
음주 전후에 양파를 먹는 것도 좋다. 양파의 글루타티온 성분이 간장의 해독기능을 도와 술독을 빨리 풀어준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은 조지 워싱턴은 감기에 걸릴 때마다 잠들기 전에 구운 양파를 한 개씩 먹었다는 일화도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양파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감기약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피를 보해주는 작용이 뛰어나 여성들의 냉증과 빈혈, 저혈압에도 좋은 식품”이라는 것이 정이안 한의사의 설명이다.
여러 가지 영양소가 들어 있는 당근은 먹는 방법, 시간에 따라 효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혈압이 낮은 저녁에는 당근을 볶거나 굽는 조리법을 이용하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압을 올리는 데 좋다. 당근을 기름에 볶아 먹으면 카로틴의 흡수율도 훨씬 높아진다. 참고로 당근을 생으로 먹는 경우에는 카로틴의 흡수율이 8%에 불과하지만 기름에 조리하면 60~70%로 높아진다.
반면 몸을 차게 만들고 혈압을 낮추는 당근주스는 아침 공복에 마시는 것이 좋다. 당근에 우유나 사과, 바나나, 딸기, 석류 등을 함께 넣어 주스로 만들어도 좋다.
◇감자=단순히 반찬이 아니라 위궤양 등 치료 목적으로 감자를 이용한다면 생즙으로 먹는 방법이 있다. 감자에는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판토텐산, 비타민 C 등이 풍부해 위장을 보호한다. 또한 세균, 발암물질을 중화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감자 생즙은 아침식사 전에 위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위산이 분비되지 않은 시간이므로 감자의 효능이 오래 간다.
최근에는 항염증, 항암작용이 있는 붉은색이나 자주색의 컬러감자도 나오고 있다. 이들 컬러감자는 생으로 먹어도 비린 맛이 없고 아삭거리는 맛이 좋아 샐러드, 초절임 등으로 먹으면 좋다.
◇토마토=토마토 하면 고혈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혈압이 높은 시간은 오전으로, 아침 공복에 토마토를 한두 개 먹으면 좋다. 식후에 먹는 토마토는 소화를 돕는다.
또한 토마토에는 불안, 초조를 가라앉히고 혈액순환을 돕는 비타민 A도 풍부하다. 때문에 이런 증세가 있다면 토마토주스를 하루에 한 잔씩 마시면 도움이 된다.
이외에 비타민 K가 많아 갱년기 이후 여성에게 많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비타민 B군으로 인해 피부, 모발건강에도 토마토만큼 좋은 식품이 드물다. 다만 토마토는 성질이 찬 식품으로 허약하거나 몸이 찬 체질은 토마토를 생으로 먹지 말고 익혀 먹는다.
◇커피=커피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각종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피로·공격 성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카페인이 많은 커피는 식사 후 위장 속의 음식물이 70% 정도 소화되었을 때 부드러운 치즈 조각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카페인이 위를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므로 특히 위가 약한 사람은 공복에 커피를 마시지 않도록 한다. 카페인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경우에는 아침식사 전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 피로도가 높은 일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면 저녁식사 이후 취침 때까지는 숙면을 위해 커피를 삼가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혈액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대개 4~6시간 정도다. 카페인에 약한 사람은 커피를 마시면 혈압이 높아지는데, 특히 커피와 담배를 함께 섭취할 경우 혈압이 눈에 띄게 올라가므로 주의한다.
◇우유=달걀과 함께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우유의 영양은 공복에 마셔야 최대한 흡수된다. 성장기 어린이나 뼈가 약한 여성은 아침 공복에 한 잔씩 마시는 습관을 들인다. 우유 속의 칼슘 흡수율을 높이려면 식초를 조금 섞어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뇌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공부하기 전에 마셔도 좋다.
우유를 발효시킨 요구르트의 경우 밤늦게 마시는 것은 피한다. 유산균이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정이안 한의사(정경연이안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