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새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제임스 저드(James Judd) 취임 연주회가 30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성공리에 진행됐다.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서 대전시민들에게 처음 선보인 취임 공연은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제3번’,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와 베토벤 ‘교향곡 제7번’으로 구성됐다. 신임 예술감독 취임 연주회를 계기로 대전시향의 이모저모를 사반세기동안 시향의 성장과 함께해 온 김이석 사무국장에게 들어봤다.
- 먼저 신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제임스 저드에 대한 소개와 선임 의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영국 출신인 제임스 저드 예술감독은 열정적인 음악성과 카리스마를 지닌 세계 음악계에서 명지휘자로 알려진 인물로 지난 1985년 도쿄 국제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지휘자입니다. 그 후 프랑스 리우 국립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를 역임했고, 플로리다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14년간 예술감독을 지냈으며, 베를린 필하모닉과 이스라엘 심포닉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는 등 세계 정상급 음악인 입니다. 예술감독은 단체 스포츠에서 감독이 선수의 선발과 조련, 상대에 따라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듯이 오케스트라의 연주곡 선정부터 연습, 공연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음악과 더불어 교향악단의 음악적 색채를 결정하거나, 협연자와 객원지휘자를 결정하는 등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대전시향에서 외국인 상임지휘자 취임이 처음은 아닙니다. 제5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스페인 출신의 에드몬 콜로메르(Edmon Colomer 2007. 07~2009. 06) 지휘자가 취임하여 세계적인 음악의 흐름을 대전시향을 통해 좋은 음악을 펼쳐 보임으로서 대전 시민들께 깊은 인상을 심어준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제8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위촉된 제임스 저드(James Judd) 또한 세계적인 음악의 조류를 잘 파악하고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지휘자이므로 대전시향의 연주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제임스 저드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열정적인 음악성과 카리스마가 남다른 지휘자 입니다. 미국과 유럽을 주 무대로 하며 일본의 동경, 이스탄불에서 호주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공연을 펼치면서 신선한 프로그램 구성, 관객들과의 친밀함 등을 통해 지휘자로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전시향의 연주를 앞으로 더욱 기다리는 관객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저드 신임 대전시향 예술감독
- 대전시향 상임지휘자가 한 사람이 아닌데.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연간 다양한 콘셉트로 100여회의 연주회를 개최합니다. 이러한 많은 수의 다양한 연주를 진행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음악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전시향은 주요 3명의 지휘자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전임지휘자, 그리고 수석객원지휘자 지휘 체계를 갖추고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예술감독 취임으로 완성된 체계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음악의 종류와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래서 축구에서 감독의 성향에 따라 전술이 다양하게 발휘 되듯이, 음악에 있어 지휘자도 모든 분야에서 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만큼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3인의 각기 특색 있는 지휘자를 선임해 연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예술감독 취임을 통하여 시향의 기량 향상과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더 좋은 연주를 선사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합니다.“
- 기억에 남는 대전시향 역대 지휘자는.
“모두가 음악성과 인품을 겸비하신 분들로 시대적으로 당면한 사안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대전시향의 발전에 기여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창단을 이끌며 현재 대전시향의 기틀을 이루어 주신 정두영 초대 지휘자님, 그리고 제 3대 금난새 상임지휘자와 제 7대 금노상 상임지휘자가 형제분이라는 것이 이채로운 사실로 기억됩니다. 음악적으로 뛰어난 두 형제 지휘자를 같이 경험하며 연주를 이끌어 낸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두 형제가 대전시향에 끼친 영향이 막대했는데, 금난새 지휘자는 당시 최고의 대중성을 가진 스타로 연주는 물론 곡에 대한 설명을 하는 ‘해설이 있는 연주회’로 시민들의 커다란 호응을 받았고, 대중에게 대전시향을 친근하게 접근시킨 지휘자로 기억합니다. 이와는 다른 음악성을 지녔던 금노상 지휘자는 클래식 대중성이 확보된 토대 위에 근․현대 레퍼토리 개발과 함께 고도의 음악적 단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2년 유럽 투어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더불어 외국인 첫 상임지휘자였던 제5대 에드몬 콜로메르 예술감독은 섬세하고 이지적인 음악해석으로 화려한 이벤트보다는 음악적 내실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휘자로 기억에 남는 지휘자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외국인 지휘자가 100여명의 단원들과 음악작업 및 운영을 하는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염려하십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외국인 지휘자와 단원들 간의 언어의 장벽은 크게 염려 없습니다. 단원들 대부분이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활동을 했고, 관현악은 합창과 달리 음악적 용어 중심으로 연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어 소통으로 인한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협연자들도 많을 텐데요.
“피아니스트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그리고 자매인 첼리스트 정명화, 소프라노 조수미와 신영옥 등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 가운데 연륜이 있는 분들이 먼저 떠오르고, 세계적인 플루티스트로 성장한 최나경, 김유빈 등 젊은 천재들도 대전시향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와 함께 성장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습니다. 외국인 가운데는 바이올리니스트 콜야 블라허, 안드레아스 부샤츠,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르만, 피터 야블론스티, 첼리스트 키릴 로딘 등 수 없이 많은 협연자들이 모두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특히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츠요시 츠츠미의 협연이 인상에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대전시향과의 공연에서 감명을 받은 그의 초청노력이 함께하여 일본 오케스트라 연맹에 좋은 이미지로 전달되어 대전시향이 일본 공연을 두 차례 성공적으로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전시향과 함께 연주하였던 협연자들은 모두 좋은 기억들을 갖고 다음에도 함께 연주하기를 피력합니다. 그것은 좋은 연주 기억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럽의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특히 놀랍다고 표현한 것 가운데는 청중이 들어있습니다. 대전시향 연주 관객들의 연주를 대하는 청중 반응이 무척 뜨거움에 감동합니다. 그리고 대전시향의 공연을 찾는 “관객들의 평균 연령이 유럽에 비해 크게 젊다.” 것을 지적하며 놀라워하고 부러워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오케스트라 등 클래식 연주회의 청중은 노년층이 많은 것에 비해 대전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부러움을 표시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대전시향 공연
-대전시향만의 특징이라면.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연주회장을 찾는 청중 모두에게 최상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는 외형적으로는 타 오케스트라와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일지 몰라도 시스템의 내면에는 아주 큰 특징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연주회 별로 관객 대상과 유형에 따라 특징적 프로그램과 기획이 다르게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대전시향은 어느 한국 오케스트라보다 많은 숫자의 연주를 개최하는데, 연간 100여회의 연주를 진행합니다. 그에 따라 연주 유형이 매우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대표적 연주 유형은 정통 클래식으로 진행되는 ‘마스터즈 시리즈’, 다양한 기획과 눈높이에 맞춘 해설이 함께하는 ‘디스커버리 시리즈’, 음악을 통해 예술적 감성과 창의성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마련한 ‘스쿨 클래식’, 실내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챔버 시리즈’, 미래의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 나갈 젊은 음악인들이 역량을 선보이는 ‘신인 연주자 발굴 시리즈’, ‘원도심 주민들을 위해 펼치는 해피 클래식 시리즈’, 연구소와 기업체, 병원이나 시설 등을 찾아가서 재능 나눔을 실천하는 ‘찾아가는 음악회’, 시즌회원 및 후원회원을 위한 ‘회원 특별연주회’ 등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클래식을 어느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양한 콘셉트에 맞추어 연령별, 대상별, 유형별로 나누어진 연주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클래식을 섭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선진적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도입하여 한국 오케스트라의 취약점이었던 고정 청중 확보를 1,000여명 이상 확보하여 안정적인 연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경영, 객석 점유율, 관객 서비스에서 국내외 오케스트라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공공성과 예술성의 조화,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단원과 스텝 모두가 노력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 대전시향의 연주 가운데 꼭 권하고 싶은 연주는.
“앞서 객원지휘자 중심으로 펼쳐진 2016년 시즌I에서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셨습니다. 시즌II부터는 예술감독의 플랜이 펼쳐집니다. 시즌II에서 40여회의 연주가 펼쳐지지만 이 가운데 10월 27일 <말러 ‘거인’> 연주와 12월 28일과 29일의 송년공연은 놓치지 말기를 권유하는 바입니다. 10월 27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대전시향 마스터즈시리즈10으로 펼쳐지는 <말러 ‘거인’>은 장대하면서도 복합적인 사운드와 강약의 극단적인 대비로 감성에 호소하는 말러의 음악을 모처럼 실황으로 감상하실 수 있는 기회이니 만큼 놓치면 아쉬울 연주회입니다. 특히 이날 협연자로 나서는 첼리스트 양성원의 연주도 함께합니다. 첼리스트 양성원은 지적이고 독창적인 연주 해석으로 세계 주요 언론과 청중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유럽과 북미,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초청연주가 끊이지 않는 연주자입니다. 송년 음악회로 열리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도 놓쳐서는 안 될 연주회입니다. 베토벤 9번 교향곡은 1년에 한 번 현장에서 감상하실 수 있는 기회입니다. 베토벤의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성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10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150명에 이르는 3개 시립합창단과 함께하는 송년 음악회는 대전시향의 저력과 올해 연주의 결실을 음악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대전시향 리허설
-시향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저는 1991년 대전시향에 운영부분을 담당하는 총무로 입사했습니다. 입사 전에는 트롬본 플레이어로 연주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나, 예술경영과 정책에 관심을 갖고 대학원을 예술경영으로 공부하면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후 초대 상임지휘자 정두영, 2대 안주용, 3대 금난새 지휘자까지 시향에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0년 2월부터 대전시립예술단 공연기획담당, 대전시립합창단 사무국장으로 발령에 의해 타 업무를 보던 중 2009년 1월부터 다시 대전시향으로 발령을 받아 제5대 상임지휘자 에드몬 콜로메르, 6대 장윤성 지휘자, 7대 금노상 지휘자와 업무를 함께했습니다. 그 후 2014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는 대전시립예술단 공연사업지원국 사무국장으로 업무를 보다 지난 2월 다시 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으로 발령받아 교향악단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립예술단에서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어느덧 25년차가 되었고, 그 가운데 시립교향악단 업무가 15년 세월을 함께 했네요! 그 세월만큼 애정과 열정으로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전시향은 시민들이 클래식 음악을 시내버스 비용으로 타는 고급 리무진 차량이라고 비유하고 싶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시에서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어 시민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시민의 행복과 대전 공연예술의 세계화를 위해 존재합니다. ‘문화는 향유하는 자의 것’이기에 시민의 행복과 문화인으로 자긍심을 갖도록 다양한 연주가 연중 장소를 불문하고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를 마음껏 향유하며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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