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반영하듯 전경련은 오는 16일로 예정됐던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오는 23일로 일주일 늦추는 등 정치권 동향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는 눈치. 전경련 회장단 회의의 연기에 대해 전경련은 “상당수 회장단 인사들이 해외 출장 등에 나섰기 때문에 참석하기 어려워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으나 재계 관계자들은 “최근 어려운 입장에 처한 손 회장의 입지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최병렬 한나라당 총재가 주최한 경제5단체장 모임에 불참한 데 이어, 지난 13일 오전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도 불참하는 등 외부 접촉을 꺼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경제활성화를 주제로 한 최 대표 모임에는 SK사태의 당사자란 점에서, 윤 장관 주최 모임에는 지방 출장 때문에 불참했다”고 공식 해명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손 회장의 입지가 어려운 만큼 재계 대표기구인 전경련을 계속 이끌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손 회장이 사퇴할 경우 차기 회장직을 맡을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도 재계 전체를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