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구시 제공>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영남권을 대표하는 전통시장, 대구 서문시장이 화마(火魔)에 휩싸여 잿더미가 됐다.
30일 오전 2시8분께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4지구 상가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4지구 건물 1만 5386㎡ 중 1층을 태우고 순식간에 2, 3층으로 번졌다.
“어제 등산복 수천만원 어치 사서 재어 놨는데 어떠카노...” 수년간 옷가게를 운영한 50대 상인은 아직도 연기가 나는 현장을 바라보며 망실자실해 했다.
특히 겨울철을 앞둔 시장 상인들은 공수해 온 의류와 침구, 커튼 등을 재어둬 피해가 더 컸다.
이 불로 서문시장 4지구 상가 내 점포 총 839개가 모두 전소됐다. 모두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점포라서 순식간에 불이 옮겨붙은 것이다.
<“시장님 꼭 좀 살려주이소.” 30일 화재현장에 방문한 권영진 대구시장을 붙들고 한 상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대구시 제공>
화재 당시 건물 옥상에 있던 경비원 2명은 소방관에 의해 긴급대피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 진압 도중 소방관 2명이 손에 부상을 입었으나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구시와 소방당국 등은 소방관과 의소대 등 750명의 인력과 탱크로리, 펌프차, 구급차 등 97대의 장비, 헬기 2대를 현장에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특히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인 4지구에는 의류, 침구류, 원단 등을 취급하는 점포가 밀집돼 유독가스와 연기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서문시장 4지구 건물 네방향에 소방력을 집중 투입하고 주변 상가로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주력, 6시간만인 오전 8시께 큰 불길을 잡았다.
<사진 = 대구시 제공>
8시50분께 불에 탄 가건물 일부가 무너져 건물전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소방본부는 방화 차단선을 설치해 시민 출입을 통제했다.
대구시는 수습지원봉부를 구성하고 중구청은 통합현장지원본부를 운영한다.
대구시는 중구청과 협업해 전체 보험가입 현황과 재난관리기금 지원범위 등을 검토하고 상가번영회에 지원사항 등을 협의하는 등 복구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현장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윤순영 중구청장이 방문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유승민, 조원진 등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저녁 현장에 방문해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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