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하고 국정 지지도는 여전히 4%에 머문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는 7%포인트나 올라 10%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화를 통해 동정여론이 확산되면서 TK 콘크리트 지지층들은 “우리 근혜가 안타깝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지도 반등과는 대조적으로 대구에서는 대통령 퇴진의 목소리가 더 강하게 나오고 있다.
‘박근혜 퇴진 5차 대구시국대회’가 3일 중구 중앙네거리와 공평네거리 사이 2·28 기념공원 앞 약 550m 4차선 도로에서 개최됐다.
이번 시국대회의 참여자는 3만여명. 1차 3000여명, 2차 4000여명, 3차 1만5000여명, 4차 2만여명으로 점차 증가추세이다.
이날 대구 중심부에서는 “국민이 승리한다. 박근혜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대회 참여자들의 구호가 대구 중심에서 울려퍼졌다.
특히 이번 자유무대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재치있는 발언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학교 3학년의 한 학생은 “말로만 하야하겠다가 아니라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즉각 청와대밖을 나가라. 지지율 4%라고 아직 안나가시는거 같은데 휴대폰 배터리 4%라고 절전모드 하는게 아니라 밧데리 깔아끼운다”고 외쳤다.
무대에 선 한 초등학생은 “힘이 약한 사람들은 연대해야 합니다. 저는 아직 어리지만 연대하러 나왔습니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무대에 올라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시민들도 많았지만 집회 군중 안에서 피켓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외치는 시민들도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석한 한 고교생은 “얼마전 수능을 치고 왔는데 최순실 딸 정유라가 특혜로 이화여대에 입학하는 걸 보면서 좌절감을 느꼈다. 우리의 미래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온 한 주부는 “아직 아이들이 너무 어리지만 역사적인 순간에 꼭 동참시키고 싶었다. 모든 국민은 물론 TK라고 불리는 대구도 이젠 더이상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시국대회를 마치고 오후 7시부터 대구시당까지 3~4㎞를 행진, 새누리당 규탄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경찰은 공평네거리~중앙네거리 방면 2개 차선을 제외하고 전 구간 교통을 통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중대 900명의 병력을 행사장 인근에 배치했다. 다행히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에서는 보수단체 회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보 및 대통령 하야 반대 국민대회’도 개최됐다. 60대 이상으로 구성된 이들은 촛불집회 참가자가 종북좌파 세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