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포항=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포항 영일만항이 위기를 기회로 삼고, 국제 해상물류 교통 중심지로의 ‘재도약’을 위한 새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유일한 컨테이너항만인 포항영일만항은 환동해권 국제물류 거점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해 종합적 항만물류 기능은 물론, 산업 및 경제활동 중심지, 해양관광 기능 등을 포함하는 4세대 항만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포항영일만항 개발사업은 총사업비 2조 8463억원이 들어간다. 접안시설 16선석, 방파제 7.3km, 항만배후단지 126만3000㎡, 국제여객부두 310m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항만개발 사업이다.
영일만항 야드 전경. (사진=경북도 제공)
2009년 8월, 포항영일신항만㈜ 민자 컨테이너부두(2000TEU급 4선석) 개장을 비롯해 현재까지 일반부두(2선석), 역무선 부두, 어항 및 기타시설, 북방파제(1·2단계), 남방파제(1단계) 등이 준공됐다. 올 4월에는 국제여객부두 기본 및 실시설계가 착수돼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내년 2월 설계가 완료되면 6월에 착공해 2020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같은해 같은달 컨테이너부두 4선석으로 개장한 포항영일만항은 올 10월 기준 누적 물동량 80만4000TEU를 달성했다. 개장 첫해 5257TEU 처리를 시작으로 쌍용, 마쯔다의 러시아 자동차 수출물량과 포스코 및 철강산단의 물동량 확보로 매년 화물처리량이 증가해 2012년에는 14만7000TEU의 화물을 유치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세계 철강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고 러시아 경기 침체로 인한 루블화 급락으로 물동량이 대폭 감소해 지난해에는 화물처리량이 9만1000TEU에 그쳤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물동량은 7만3000TEU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항영일만항은 컨테이너항만 후발주자이다. 세계 철강경기 및 조선·해운경기 침체, 부산항과 인접, 항만인프라 부족, 해상 운송네트워크 제한, 수출입화물의 소수품목 제한, 포항영일신항만㈜ 재정여건 약화 등의 제약요인으로 화물유치가 어려운 실정인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선박 접안시설의 경우 비교적 우수하게 갖추었으나 이를 지원해 부가가치와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배후단지 및 인입철도 등 시설이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내년 상반기에는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냉동·냉장창고 건립이 완료될 예정이여서, 농수산물과 가공제품의 수출입 물동량 확보가 가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내년 인입철도가 완공되면 물류비 절감과 항만 접근성이 높아져 항만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일만항 조감도. (사진=경북도 제공)
현재 영일만항은 일본, 중국, 러시아,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5개국 21개 항만에 기항하고 있다. 부산에서 환적을 통해 유럽, 미주를 포함한 전 세계로 수출입 서비스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주1항차로 짧은 화물인도기간(Lead Time)을 선호하는 화주 및 국제물류주선업자(이하 포워더)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포항 및 인근지역으로 수출입되는 화물이 많은 국가 및 도시를 특화항로로 지정해 신규 항로를 개설하고, 개설된 항로로 화물을 유치해 항차수를 늘려가는 점차적인 해상 네트워크 확장을 계획 중이다.
포항영일만항에서 처리하는 화물은 자동차와 철강제품의 비중이 높다. 특정 화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항만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 이에 기업유치 및 사업다각화로 특정 제품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한다.
내년부터는 냉동·냉장 화물 및 우드펠릿 수출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년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냉동·냉장 물류센터가 건립되면 매년 2만TEU 수준의 물동량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한국남동발전의 우드펠릿 수입 화물 유치도 가시화되는 등 사업다각화에 노력 중이다.
영일만항의 협약물동량 대비 낮은 실제처리물동량과 낮은 하역비 등으로 포항영일신항만㈜의 수익구조가 악화돼, 2015년에 자기자본이 완전 잠식되는 등 재정여건이 약화됐다. 지속적으로 사업재구조화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기획재정부와 협의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사업재구조화의 실질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영일만항 항로현황. (사진=경북도 제공)
한편, 영일만항은 2012년 이후 지속적인 물동량 침체로 현재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영일만항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항만인프라 확충과 해상네트워크 확대, 사업의 다각화 등은 물동량 확대로 직접 이어지는 사업들이며, 내년부터는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항만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영일만항의 화물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지급과 포트세일즈를 계속 병행할 것”이며, 사업재구조화와 항만인프라 조성을 위한 중앙부처와 협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신규화물(냉동·냉장화물 및 우드펠릿)의 실질적인 유치가 가능하다. 이는 항로·항차수 확보로 연결될 것이고 항만인프라(인입철도, 국제여객부두 등) 확충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며, 영일만항 경쟁력 제고와 항만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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