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이 대법원장이 조 전 의원의 변호인이었다는 전력이 오히려 역차별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조 전 의원이 무죄 판결을 받았을 경우 이 대법원장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했기 때문이라는 소리다. 또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포함한 거물급 변호인단이 대거 참여한 것이 오히려 사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진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 전 의원 역시 이 같은 점을 의식했음인지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피력하는 가운데 “이 대법원장의 인품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분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사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는 사법부의 개혁에 대해 매진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볼멘소리로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이번 판결로 인해 오히려 이 대법원장이 보다 강력한 사법개혁을 추진할 명분을 찾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때마침 조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 판결 결과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동정적 여론 형성과 함께 판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 법원 노조도 “이번 판결을 봐서라도 신임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우선 당장 오는 10일 세 명의 신임 대법관을 선정하는 작업에서부터 이 대법원장의 선택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