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 국내 지인들에게 전달되기 시작한 연하장은 김환기 화백의 작품 ‘워크’를 표지로 뒷면에는 “지난 한 해는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미래와 희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보람찬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회장의 친필 서명. 일일이 이 회장이 직접 서명을 한 것으로 1년에 한 번 보내는 연하장인데 그 정도 정성은 들이는 것이 기본이 아니냐고 삼성측은 전했다.
삼성측은 연하장도 뉴스가 되느냐는 반응이지만 지난 9월4일 이후 1백일 넘게 해외에서 체류하고 있는 이 회장이 미국에서 직접 서명을 담은 연하장을 보내온 것이라 올해는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올 한 해 동안 그룹이 안팎으로 시련을 겪은 데다 건강검진을 이유로 출국한 그에게 참척의 비극까지 겹치자 이 회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소문이 증폭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장기 출국한 경우 간혹 해외 매스컴이나 삼성을 통해서 그의 사진이 발표돼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온 경우와 대비되는 것.
이에 대해 삼성측에선 이 회장은 미국에서 계속 정밀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상태로 특별한 건강이상은 없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고 있다.
물론 22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회의에도 불참하며 20일 열리는 가족행사인 이인희 고문(77)의 희수연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이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새해 신년사를 사내 방송을 통해 매년 전해왔다. 이 회장이 올해도 직접 신년사를 챙길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