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박 부의장은 3월 2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변인은 공보관과는 다르다. 공보관은 있는 그대로 문자 그대로 발표하지만 대변인은 당이나 당 대표의 말을 국민들이 쉽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포장해야 하고 짧은 말 속에 긴 여운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나름의 ‘대변인론’을 펴기도 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박 부의장이 꼽는 역대 명대변인은 박상천-박지원 전 국민회의 대변인이다. 그는 “박상천 전 의원은 가장 논리적인 대변인이었다. 집착이 강하다고 할까. 열정적이었다. 또 박지원 전 대변인은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발로 뛰는 대변인이었고 많은 성과도 올렸다”고 평했다.
또한 현재 활동 중인 각 정당의 대변인 중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과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을 최고로 꼽았다. 박 부의장은 “이계진 대변인은 유머와 위트도 있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유종필 대변인은 정곡을 찌르는 표현을 잘한다. 짧은 말, 긴 여운에 가장 부합하는 대변인이다”라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박 부의장은 역대 대통령과 대선주자 등 유력 정치인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평해 눈길을 끌었다. YS에 대해선 ‘여백’(餘白), DJ는 ‘투혼’, JP는 ‘경륜’(經綸)이란 단어로 인물을 평가했다.
박 부의장은 “YS를 만나면 언제나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누구든 그 빈 공간으로 들어가 그분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DJ에 대해서는 “온갖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분의 투혼 때문이었다”고 평했다. 반면 JP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못했지만 3김 중 경륜이 가장 앞선다. 오랫동안 여당과 야당을 넘나들며 공직에 있었고 한학에도 뛰어나 세 분 중 학식도 가장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대선주자들의 경우는 어떨까. 그는 이번에도 한 단어로 대선주자들을 평했다. 먼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는 ‘강단’(剛斷)으로 표현했다. “온화하고 여성스럽지만 말이 논리정연하며 원칙을 지킬 줄 아는 강단 있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반면 이명박 서울시장은 ‘개척’(開拓)으로 표현했다. 박 부의장은 “그의 말속에 소신과 추진력이 묻어 나오는 것 같다”고 평했다. 손학규 경기지사에 대해선 ‘청지’(靑志)라고 표현했다. 박 부의장은 “손 지사에게는 ‘깨끗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부의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입장이 달라 평가하지 않겠다”라고 입을 다물었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