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부터 올 초까지 내내 ‘한겨울’이었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편법재산 상속 문제가 터지고 여기에 X파일 사건이 터졌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 이 회장이 미국으로 ‘건강진단’을 이유로 출국했다. 게다가 에버랜드 지주회사화 문제를 놓고 금융산업법이 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리하게 개정됐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그러자 삼성을 둘러싼 이 모든 논란은 ‘삼성공화국론’으로 집대성되며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여기에 이 회장은 막내딸을 잃는 아픔을 겪었고 삼성은 이 회장이 2월 4일 휠체어를 타고 귀국한 직후 막내딸의 유산을 포함해 ‘8천억 원 헌납’을 발표했다.
이 회장 귀국 이후 윤상림 게이트와 김재록 게이트, 여기에 현대차 비자금이라는 대형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삼성공화국론’은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다. 그 와중에 이 회장은 지난 4월 2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 총회 개막식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웃는 낯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공식적인 대외활동 모습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오는 5월 하순께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중소기업 상생회의’세 번째 회의에 참석한다. 이재용 씨 편법상속 논란이 여론재판에서도 실제 재판은 물론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의 봄날이 완연한 봄이 될지, 때때로 강풍을 동반한 변덕스런 봄날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