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 9일 모 언론사 기자에게 “최연희 의원은 평소 강직한 사람”이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단지 여기자와 친해지고 싶어서 어깨에 팔을 두른 것뿐이지 않았겠느냐”고 발언해 논란을 야기했다.
안 후보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여성단체 등은 안 후보를 집중 성토했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정치권도 안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상수 후보처럼 2차 가해 발언과 최연희를 비호하는 당내 분위기는 바로 한나라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박근혜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의 설화가 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지만 정작 안상수 의원은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성추행 두둔 발언’ 구설수에 오른 인사가 안 의원인 것으로 잘못 안 사람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발언이 알려진 10일 이후 의원회관과 지역구 사무실은 여성단체와 민원인들의 항의로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
안 의원의 한 측근은 “일부 언론에 안상수 의원이 그 발언을 한 것으로 잘못 보도돼 난감한 상황”이라며 “항의자들에게 발언 당사자는 안 의원이 아니라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있다”고 푸념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04년 안 후보의 동생이 건설업체로부터 2억 원이 든 굴비상자를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됐을 때도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안 후보는 당시 사건이 잠잠해지자 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나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며 미안함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과연 이번에도 안 후보는 안 의원에게 전화를 걸까.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