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수석은 16일 부산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 정권은 부산 정권’ ‘민주당과의 통합 불가’ 등 민감한 발언을 쏟아냈다. 청와대 재직 시절은 물론 평상시에도 말을 아끼는 문 전 수석의 신중한 스타일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문 전 수석의 발언을 전해들은 야당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집중포화를 날렸다. 여권도 “발언 의도가 왜곡됐을 것”이라며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광재 의원과 소장파는 대놓고 문 전 수석을 비판하고 있다. 문 전 수석의 발언이 선거정국이라는 민감한 상황과 맞물려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문 전 수석은 왜 논란을 부를 만한 발언을 했고 뒤이어 이 의원은 왜 그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을까.
20일 현재까지 문 전 수석은 야당과 여권 일부 인사들의 집중 포화에도 자신의 발언과 관련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문 전 수석의 어려운 상황을 이 의원이 직접 나서 해결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의원은 18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호남 대통령이라고 얘기하면 그건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또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 대통령이라면 그것 또한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문 전 수석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때아닌 ‘설화’ 논란에 힙싸인 문 전 수석과 그를 공격한 이 의원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