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는 “행정수도 특별법 통과 저지를 위해 국회 법사위 출입문에 못을 박은 이재오 대표대행이 대전에 상주한다고 한다. 이런 한나라당이 대전에서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공격의 날을 세워 왔다. 충청권에 ‘원죄’가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 인사들로서는 곤혹스러운 대목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전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들 사이에서 원희룡 의원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가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 중 유일하게 행정복합도시 건설법안에 찬성했기 때문. 이재오 원내대표 등은 행복도시 폐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해 대전지역의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내심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한나라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솔직히 이재오 원대대표 등 당 지도부가 행정수도 반대 등으로 대전에서 이미지가 별로”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정가에서는 차라리 원희룡 의원이 지원유세에 나서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는 의견이 많다고.
이런 사정 때문인지 오세훈 후보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원 의원은 지난 5월 25일 대전에서 박성효 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애초 원 의원은 서울과 자신의 고향인 제주지역을 맡아 지원에 나서기로 돼 있었지만 계획을 바꾼 것.
원 의원 측은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뿐 아니라 대전지역의 기초단체장 후보들도 지원유세를 부탁했다”고 전했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해야 할까. 대전지역 한나라당 인사들도 “박 대표가 못 온다면 원 의원이라도 자주 와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rap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