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지난 5월 현대상선 지분 0.36%를 추가 확보하는 데 92억 원을 쏟아 부었다. 현 회장 우군세력이 현대상선 지분을 늘리기 위해 5월 한 달 동안 총 150억 원. 이로써 현 회장의 현대상선에 대한 우호지분은 35.46%가 돼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 우호지분 32.94%와 차이를 벌렸다.
그러나 문제는 유상증자 이후다. 곧 본격화될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정 의원에 우호적인 정상영 명예회장의 KCC가 참여할 경우 현 회장은 숨이 턱에 차오를 지경에 처할 수도 있다. KCC가 올 2월 현대중공업 계열사와의 지분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금액과 지난 3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각으로 얻은 이익을 합하면 총 2367억 원에 이른다. 현 회장이 어렵게 150억 원을 마련하는 동안 다른 한켠에선 시동생과 시숙부가 15배도 넘는 돈다발을 만지작거리며 ‘먹잇감’을 노려보고 있는 셈이다. ‘정몽준·정상영 조합이 현대그룹 경영권 침해를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식의 여론몰이가 현 회장의 의도만큼 이뤄지지 않는 점도 현 회장의 속을 더 쓰리게 하고 있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