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 7시에 만난 정동영 전 의장은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말끔한 모습이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런 정 전 의장의 모습이 지난 7일 <일요신문> 카메라에 잡혔다. 몇몇 언론을 통해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로 전해졌던 것과는 달리 반듯한 모습이었다. 마음을 검게 태웠던 지방선거 때와는 달리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한 듯 보였다.
이날 아침 7시께 집을 나서다 기자와 마주친 정 전 의장은 “요즘 어떻게 지내나”라는 질문에 말없이 웃음으로 답했다. 그는 약속에 늦은 듯 걸음을 서둘렀다. 정 전 의장은 “어디 가는 길이냐”는 물음에 “공부하러 간다”고 짧게 대답했다. 측근에 따르면 조찬을 겸한 교수들과의 모임이라고 한다.
정 전 의장과 서울대 72학번 동기이자 오랜 친구인 권만학 경희대 교수는 “지방선거 이후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공부하는 기간으로 삼고 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교수와 학자들을 자주 만나 조언도 구하고 경제·통일·국제 문제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며 “지금 아니면 또 언제 이런 시간이 나서 공부하겠나”라고 전했다. 일종의 ‘과외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정 전 의장은 지방선거 이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근교의 산도 자주 찾는다. 그의 한 측근은 “당 의장에서 물러난 후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의기소침해하지 않는다. 조금 쉬어서 그런지 건강도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중순 떠날 예정인 유럽연수에서도 정 전 의장은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을 방문해 성장과 분배, 강소국(强小國)의 발전모델 등을 연구하고 그의 관심사인 독일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의 문제들에 대해 공부할 것이라고 한다. 한 달간의 유럽연수가 끝나면 귀국해 열흘간 백두대간 종주에 나설 계획이다. 아마도 그의 ‘미래 구상’은 그때서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