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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회장은 6월 13일과 20일 두 번에 걸친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고 잠적한 지 38일 만에 검거됐는데 그간의 치밀한 도피행각이 화제다.
지난 4월 중순경 검찰의 내사가 시작된 이후 국내 최대의 다단계 업체인 JU그룹은 회사의 전·현직 경영진이 줄줄이 소환되고 핵심간부가 구속되는 등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유례 없는 검찰의 전방위 압박수사에도 불구하고 사라진 주 회장의 행적은 오리무중이었다. 이 때문에 ‘밀항설’이나 ‘권력비호설’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살설’까지 나돌았던 게 사실이다.
검찰에 따르면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부터 주 회장은 일정한 곳에 주거지를 두지 않고 전국의 호텔을 이용하거나 차 안에서 자는 식으로 은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도피기간이 예상외로 길어지자 주 회장은 지난 6월 20일께부터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지인의 전원주택에 머물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 회장은 타인 명의로 여러 개의 휴대폰 번호를 개통, 사용해왔다고 하는데 검거 당시 검찰이 그의 차에서 압수한 휴대폰 수만 무려 17개에 달했다. 개통했다가 한두 번 쓰고 버린 휴대폰까지 합하면 수십 개에 달할 거라는 얘기도 들린다.
검거 당시 주 회장이 지니고 있었던 1000만 원가량의 도피 자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 회장은 이 돈에 대해 ‘평소에 갖고 다니던 액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전에 상당액의 도피자금을 마련해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주도면밀’은 도피생활 내내 주 회장의 철칙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조사결과 주 회장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것을 우려, 고속도로 이용시 휴게소조차 들르지 않았으며 갓길에서 용변을 볼 정도로 조심스럽게 움직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처럼 보안에 신경을 쓴 덕에 이천의 빌라에 주로 머물면서도 전국에 있는 JU 사업장에 들르는 등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주 회장의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은 ‘도피도 고단수’라는 비난과 함께 당분간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이수향 기자 ls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