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사장은 그간 SK건설 지분이 0.16%에 불과했다. 다만 그의 관할로 인정되고 있는 SK그룹 계열사인 SK케미칼이 갖고 있는 SK건설의 지분이 39.40%로 1대 주주였다. 그러다 지난 5월 말과 6월 초에 9.6%의 지분을 사들여 개인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것.
게다가 SK건설의 2대주주였던 SK해운도 30.94%의 지분 중 12.32%를 지난달 5일 매각했다. SK해운은 SK(주)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즉 최 부사장의 사촌형제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관할에 있던 계열사 지분은 빠지고 최 부사장이 관할하고 있는 기업의 지분은 높아진 것이다. 최 부사장은 SK케미칼의 지분도 10.32%로 6.84%의 최태원 회장보다 많아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어 SK건설은 지난 4일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사업, 임업 등 레저업을 주업종으로 하는 (주)정지원을 흡수합병해 몸집을 불렸다. 향후 SK건설이 골프장 사업 등 레저업에 직접 진출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최 부사장은 SK케미칼과 SK건설의 최대 개인주주 자리를 굳혔다. SK그룹은 그간 창업자 형제의 2세 간 사촌경영 틀을 유지해왔다. 2세들 중 개인지분을 최다 확보한 사람은 최태원 회장으로 그는 SK그룹의 양대 축인 SK텔레콤과 SK(주)를 확보하고 있고, 그의 친동생인 최재원 SKE&S 부회장도 독립에 필요한 개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개인지분만 놓고 보면 2세 사촌그룹 중 최태원-최재원-최창원 부사장은 당장이라도 독립해도 될 만큼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SK일가에서는 최 부사장의 친형이자 2세그룹의 맏형격인 최신원 SKC 회장만 지분 확보가 불확실하다.
최 부사장이 사촌 경영구도 틀을 유지하고 있는 SK그룹의 살림나누기 첫 번째 타자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