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연맹(총장 김재기)은 그동안 연맹 측의 행정을 비판하며 심한 대립각을 세워온 이만기 씨를 4일 상벌 위원회에 회부, 징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벌위 개최와 관련해 씨름연맹은 지난 8월 28일자로 이 씨에게 이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 측이 밝힌 징계 이유는 이 씨가 그동안 연맹의 행정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을 해왔다는 것. 연맹을 비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 씨는 안 그래도 침체기를 겪고 있는 씨름을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왜곡·비난해왔다는 것. 또 총재에 대해 ‘사기꾼’ ‘교도소로 보내라’는 등의 발언을 해 명예훼손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연맹 측의 주장이다.
이 씨는 민속씨름이 점차 파행길로 접어드는 것과 관련, 연맹 측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 씨름연맹 김재기 총재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연맹 측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이 씨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씨름연맹의 행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비판한 것을 문제 삼아 징계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자신은 현재 제도권에 있는 사람도 아닐 뿐더러 자신의 발언 역시 궁극적으로 씨름의 발전을 위해서였다는 것이 이 씨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 씨에 대한 징계 추진이 ‘쓴소리’에 발끈한 연맹 측의 ‘해코지’인지 아니면 연맹 측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정당방위’인지를 두고 씨름계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치열한 상태다. 한국 씨름계의 간판스타로 명성을 날린 이 씨의 징계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향 기자 ls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