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심지어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선 “아모레퍼시픽에 항의합니다”라는 네티즌 청원이 올랐을 정도다. 김태희는 1년에 10억 원씩 총 50억 원을 벌게 되지만 그 돈이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는 게 네티즌들의 주된 주장이었다. 며칠 뒤 (주)아모레퍼시픽 측은 계약 기간이 5년이 아닌 2년이라 공식 발표했지만 네티즌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김태희에 대한 비난 여론은 지난 7일 서울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가 악성 루머를 퍼뜨려 김태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네티즌 11명을 불구속 입건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또 다시 재벌과의 결혼설 관련 악성 루머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5년에 50억 원이나 되는 모델료를 받은 이유가 결혼설에 휘말렸던 상대 재벌 측이 건넨 위자료 형식의 돈이라는 것. 그 근거로 소문의 재벌 인사와 (주)아모레퍼시픽 집안 인사의 친분이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우선 (주)아모레퍼시픽 측은 김태희와의 계약 기간이 5년이 아닌 2년이라 발표했다. 모델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1년에 10억 원이라는 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태희의 소속사 역시 정확한 언급은 회피했지만 2년에 20억 원이라는 부분을 딱히 부인하진 않았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초 계약 기간이 5년으로 얘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나 여론에 부딪혀 계약 기간이 짧아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2년 뒤 다시 2~3년가량 연장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또한 현재 김태희 측에 지급된 모델료는 5년치가 아닌 2년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5년 계약이 아닌 2년 계약이 이뤄지고 모델료 역시 2년치만 받은 정황으로 볼 때 50억 원이 결혼을 못한 데 대한 위약금이라는 얘기는 사실과 동떨어진 악성 루머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연간 모델료 역시 10억 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F 업계에선 모델료를 조금씩 부풀려서 발표하는 게 관행으로 김태희도 이에 해당된다는 게 CF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5년 계약을 했을 지라도 실제 받는 모델료는 50억 원이 안 된다는 얘기다.
“화장품 CF 계약을 5년이나 한다는 게 조금 비상식적인 사안이라 그런 악성 루머가 떠돈 것 같다”는 한 CF 업계 관계자는 “다만 CF 업계에서 김태희가 상당한 가능성과 매출 증대력을 갖춘 최고의 CF 모델로 인정받고 있어 광고주들이 5년 계약을 욕심낼 만한 대상이긴 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문제는 이런 악성 루머의 진위보다는 너무 급상승하는 CF 모델료에 있다. 이미 한국 CF 업계의 모델료는 시장 규모가 훨씬 큰 미국이나 중국과 비슷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김태희가 이런 CF 모델료 고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