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장관은 이날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노무현 정권의 대북송금 특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대북송금 특검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었고, 특검 수사는 조작이었다. 그 특검에서도 대북송금은 현대의 상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해 현 정권에 대한 앙금이 가시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런데 그는 이날 또 다시 ‘꽃’을 빗대 자신의 심경을 내비쳐 관심을 끌었다. 그의 ‘꽃 시리즈’는 지난 2003년 6월 구속되기 전 처음 시작되었다. 그는 구속 수감되기 직전 기자들에게 조지훈의 시 ‘낙화’의 첫 구절인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라는 말로 자신의 심경을 답했던 적이 있었다. 3년 뒤 그는 지루한 법정싸움이 사실상 마무리되던 재판에서(그는 현대그룹에서 150억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로 최종 판결 받은 바 있다) “꽃은 네 번 졌어도 녹음방초(우거진 나무 그늘과 싱그러운 풀이 돋는 시기)의 계절은 다시 왔다”며 지난 4년간의 심경을 다시한번 ‘꽃’에 비유해 털어놨다.
그리고 그는 지난 2월 9일 대북송금 악연이 끝나며 “바람에 진 꽃이 햇볕에 다시 필 것입니다. 봄은 또 오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또 다시 남겼다.
한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온 국민의 염원이 담겨 있지 않은 꽃은 결국 불행하게 죽을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박지원 전 장관의 꽃 시리즈는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