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당선인은 총선 공천과 관련하여 굉장히 말을 아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갈등은 없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내놓으며 공천 전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다. 이에 박 전 대표 측은 “언제까지 이 당선인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겠다는 것이냐. 박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공천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이 당선인의 책임 있는 대답이 있어야 한다”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공천 문제에 관한 한 이 당선인 측은 급할 게 없다. 먼저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그리고 원로그룹이 공천 시기와 관련해 이 당선인 측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또한 여론조사에서도 공천 시기 연기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당 안팎의 지원이 든든하기 때문에 박 전 대표 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 당선인 측은 이번 총선 과정을 통해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확실한 힘 빼기를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일단 이번 공천 솎아내기 과정에서 1차적으로 힘 빼기를 한 뒤 총선 과정에서 2차 힘빼기를 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최근 “이번 총선은 이명박이란 브랜드로 치러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수도권의 한 친이 의원도 이에 대해 “이번 총선도 지난 대선처럼 이명박 효과로 뚫고 나가면 압승할 수 있다”라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총선 때처럼 ‘박근혜 바람’은 이번에 불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전략을 은연중 내비치고 있다.
이는 이 당선인의 지론인 대폭적인 인적쇄신을 단행, 총선에 임하겠다는 기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박 전 대표가 탈당 등의 강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이 이 당선인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집단탈당 등의 강수를 둘 경우 총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대응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2단계 힘빼기 전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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