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번 총리 인사에서도 김우식 과학부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참여정부 마지막 총리 자리에 지명됐다. 그가 총리로 지명되기 전 정치권에선 예전의 경제부총리 내정 전처럼 갖가지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한덕수 씨는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 중국과 마늘협상에서 이면합의를 해 마늘 값 폭락 등 후유증을 야기했던 인물이다. 대통령에게 한미 FTA를 투명하게 추진하고 국익을 관철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한 “너무 관료적인 색채가 짙고 정치적인 함량도 떨어져 내각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런 반대 목소리를 모두 물리치고 서울상대 재학(3학년)시 행정고시 8회에 합격, 공무원 생활을 한 지 30여 년 만에 총리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와 경기고 동창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그에 대해 “그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있다면 일 욕심밖에 없을 것이다. 화가인 부인 사이에 자식이 없는데 사석에서는 ‘애가 없어서 일을 열심히 한다’는 얘기를 할 정도다. 그만큼 성실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총리가 되었겠는가. 대인관계에서도 그는 항상 절제된 모습을 보이며 ‘형님, 동생’을 잘 만들지 않는다. 말술이 많기로 유명한 기획원과 상공부에서는 ‘왜 모두가 망가지는 식으로 술을 마시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을 극도로 절제해 주변으로부터 ‘너무 몸을 사린다’는 비판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통솔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다. 그래도 총리 자리는 상당히 정치적인 자리임에도 후보자 가운데 가장 비정치적인 그가 재상 자리에 오른 것을 보면 허허실실에서 나오는 내공만은 인정해줘야 될 것 같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