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그 주인공으로 문희상 전 의장을 지목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주도한 통합론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전 의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통합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문 전 의장은 당 지도부에 위임한 통합시한(6월14일)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자 ‘탈당 불사’라는 카드로 대통합론에 힘을 실어줬다.
범여권 일각에서는 문 전 의장을 ‘추가 탈당파 수괴’로 지목하기도 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코너에 몰린 정 의장 구하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그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함께 ‘제3지대 대통합론’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
문 전 의장은 특히 지난달 31일 초 재선 의원 15명 정도가 6월 10일쯤 선도 탈당해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제3지대에서 신당창당을 선언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비록 선도 탈당파의 결행 시점이 이틀 앞당겨지긴 했지만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범여권 새판 짜기 구도가 문 전 의장의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실제로 문 전 의장은 과거에도 정계개편의 선수로 명성을 날린 바 있다. 그가 ‘토네이도 문’이란 별칭을 얻은 것도 이러한 명성과 무관치 않다. 매년 미국을 강타하는 태풍 토네이도처럼 정치권을 순식간에 뒤흔들어 정치지형을 완전히 새로 짜겠다는 구상이 바로 ‘토네이도론’의 기본 골자다.
문 전 의장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범여권 빅뱅정국에서 어떤 시나리오로 범여권 정치지형을 다시 짜게 될지 그의 구상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