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콜택시란 위성위치확인인식(GPS)을 이용해 콜 신청자에게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빈 차가 손님에게 자동으로 배치되는 시스템을 적용한 택시다. 서울시는 11월 중 브랜드 콜택시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데 영세규모의 택시업체와 기사들 사이에서는 “대기업이 기사들의 ‘코 묻은 돈’까지 빼앗으려 한다”며 SK에너지를 비난하는 소리가 들린다. “SK가 잘 되면 다른 기업에서도 뛰어들고 그러면 소규모 택시업체들은 망한다”고도 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대형할인점 진출을 지역 시장 상인들이 비난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일부 택시기사들의 이런 입장에 대해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조합) 측은 택시 이미지 개선, 카드결제 등 소비자 편의를 내세우며 대기업의 참여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조합 측은 반발하는 택시업체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업계의 불만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특히 브랜드 택시로 선정되면 서울시로부터 내비게이션 설치비의 30%가량을 지원받고 택시 한 대당 3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여기서 소외되는 택시기사들의 불만은 더 크다.
SK에너지 측은 업계의 일각의 반발에 대해 “피해의식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콜택시를 한다고 해서 영세업체들이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지켜봐 달라”고 말한다. 서울시로부터의 지원에 대해서도 “콜택시 사업 초기엔 회사도 나름대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손실을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이 투자가 전체 택시업계의 발전을 가져 올 것”이라는 게 SK 측의 설명이다.
‘움직이는 여론’인 택시기사. 때문에 선거정국이 되면 각 후보 진영은 택시기사의 ‘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기업과 기업인은 정당이나 정치인보다 더 이미지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SK와 최태원 회장이 택시업계 일각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지 관심거리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