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이 감독은 문성근 명계남과 함께 스크린쿼터 사수투쟁 등 영화계 현실 문제에 가장 앞장서 온 인물로 2002년 대선부터는 아예 정치적인 행보를 선보인 바 있다. 그렇지만 문화관광부 장관직을 그만둔 뒤 다시 영화계로 돌아온 이 감독은 일체의 정치적 행보를 중단한 채 영화인으로만 조용히 지내왔다.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해 영화계가 발칵 뒤집힌 상황에서도 이 감독은 묵묵히 <밀양> 촬영에만 매달렸을 정도.
그렇지만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조선일보>가 후원하는 청룡영화제에 <밀양>을 출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다시 정치색을 드러냈다. 이 감독의 청룡영화제 출품 거부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에 열린 21회 청룡영화제에서 영화 <박하사탕>으로 각본상을 수상한 이 감독은 2002년에 열린 23회 청룡영화제에는 영화 <오아시스>를 출품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계에서 청룡영화제가 갖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이를 정치적으로 받아들여 출품조차 하지 않는 것은 너무 지나친 반응이라는 지적의 소리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