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무역의 1위 소식은 주류 업계에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비록 한 달 동안의 집계이긴 하지만 8월까지 시장점유율 4%로 업계 5위에 불과했기 때문. 이러한 ‘반란’은 어쩌면 지난 7월부터 예고된 것일 수도 있다. 수석무역이 국내 1위 브랜드 ‘윈저’를 쥔 디아지오코리아의 모든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판매권을 획득한 것. 세계 최대 주류회사인 디아지오는 한국법인인 디아지오코리아가 위장거래 등의 혐의로 수입면허가 취소되자 수석무역에 자사 제품에 대한 판매를 위탁했다. 그 후 수석무역은 ‘윈저’ 등에 대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9월에 매출액 2위로 치고 올라오더니 10월엔 진로발렌타인스마저 끌어내렸다.
하지만 이 ‘윈저파워’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내년 1월 초 디아지오코리아가 면허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알려진 것. 국세청으로부터 신규면허가 발급되면 수석무역은 디아지오 본사, 디아지오코리아와 판매권을 협의해야 한다.
10월 한 달 동안 잇단 악재에 시달리다 결국 아버지에게 ‘백기’를 들었던 강문석 이사. 비록 자신의 ‘반란’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수석무역의 ‘반란’에 대리만족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럼에도 수석무역 측은 “이제 더 이상 강 이사와 자사를 연관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그저 최대주주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와 최대주주를 따로 떼어서 보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4위였던 회사가 1위를 기록했는데 반가워하지 않을 최대주주는 없다. 과연 강 이사가 ‘박카스’가 아닌 ‘위스키’ 덕분에 원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