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안론’은 수도권 초·재선 의원과 386 의원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대선 참패에 따른 책임론에 비교적 자유롭고 4월 총선은 친노 색깔이 다른 인물을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논리다. 수도권 출신인 손 전 지사가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호남당’ 이미지를 벗고 전국 정당으로 재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그러나 정작 손 전 지사는 합의추대에 따른 이해득실을 꼼꼼히 따지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범여권 내부에 지지기반과 조직력이 취약한 손 전 지사 입장에서는 당권을 장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던져준 미끼를 덥석 물수도 없는 상황이다. 계파 갈등 등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는 신당의 현실을 감안하면 총선 전망 또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뒀을 경우에는 무한책임을 피할 수 없고 두 달짜리 대표라는 꼬리표만 달고 낙마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손 전 지사가 합의추대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다. 손 전 지사는 27일 자신의 정치조직인 ‘선진평화연대’ 송년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민주화 운동의 훈장을 가슴속에 고이 간직할 것이지 자랑하고 다니는 시대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신당 대표를 맡게 될 경우 과거 운동권경력을 앞세우는 인사들 대신 각계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당의 면모를 쇄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신당 당권을 목전에 둔 손 전 지사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