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7일 이 당선자가 자신이 장로로 있는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주관한 ‘이명박 장로 당선 감사예배’에 참석한 자리에서 일이다. 기독교의 예배에서는 예법상 예배 시작과 끝에 교인들이 일어나서 기도와 찬양을 하는 식순이 있다. 하지만 당일 예배에 이 식순은 없었다. 이 당선자의 경호원들이 “사람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면 시야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그 식순을 없애 달라”고 미리 교회 측에 말했기 때문이다.
당일 설교를 맡았던 김지철 목사는 예배 끝 무렵에 “이명박 장로가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박수로 환송해 달라”고 교인들에게 부탁까지 했다. 그러나 막상 예배가 끝나고 교인들이 우르르 일어나자 경호 라인의 구멍이 드러났다. 이 당선자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띄엄띄엄 서있던 경호원들의 시야에서 이 당선자가 완전히 가려진 순간이 생긴 것이다. 소망교회 교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던 개방된 자리였지만 그 어떤 경호원도 그 상황을 통제하지 못했다.
이 당선자가 지난 28일 전경련 회관에서 재벌 총수들과 만남을 가졌던 자리에서도 똑같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 당선자가 엘리베이터로 들어서자 그의 동선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던 경호원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취재진이 몰려들었을 때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애초에 경호원들은 “비표를 가진 풀기자단만 이 당선자에게 접근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결국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한 시민단체도 이 같은 상황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부추연)는 지난 28일 이 당선자가 교회에 참석했던 것을 두고 “예배 참석자들에 대한 몸수색도 없었고 탐지기도 없었다”며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이명박 당선자를 테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고 경고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