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입점하지 못해 2년 가까이 방치된 포항 두호동의 마트 건물 모습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김재원 기자 = 롯데쇼핑이 경북 포항시에 두호동 입점을 위한 7번째 신청에 나서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쇼핑이 한 곳의 입점을 위해 지자체에 같은 신청을 7번이나 한 것은 전국 처음으로 알려진다.
이는 수년간 포항시의 등록신청 반려로 이미 건물까지 지어놓고 기다리는 시행사 측은 수백억원의 대출 원금은 물론, 이자 부담으로 사실상 사업포기의 위기에 몰린 가운데 마지막 시도이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그동안 일부 재래시장 상인회의 반대 등을 이유로 신청을 연이어 반려해 왔는데, 사실상 자치단체의 재량 결정사항이어서 이강덕 시장의 결심여부가 관건으로 보인다. “주민인 재래시장 상인들의 반대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외지 업체를 유치할 것인지?”
롯데쇼핑은 지난달 24일 대형마트 개설등록을 신청했다.
입점위치는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복합상가호텔 내로 건물은 지난 2015년 3월 준공됐다.
건립 당시 숙박(호텔)과 쇼핑(마트)이 함께 가능한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2015년 7월부터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이 입점한 호텔 건물만 운영되고 있을 뿐, 마트 건물은 준공 이후 2년이 다 되도록 텅빈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사업 시행사이자 건물주인 ㈜STS개발은 전 시행자로부터 사업을 인계받아 롯데쇼핑과 계약을 맺고 그동안 포항시에 모두 6차례나 신청을 했으나 모두 반려됐다.
대형마트 개설 여부를 놓고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찬반 토론을 펼친 결과 반대의견이 많고 죽도시장상인회의 4개 단체 중 반대의사를 보이는 2개 단체에 대한 설득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로인해 ㈜STS개발은 2012년부터 복합상가호텔 건립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PF자금 880억원에 대한 이자만 150억원을 상환했지만, 결국 지난달 25일 대출만기일에도 원금 상환을 못했고 채권단은 대출갱신을 불허해 건물이 압류될 처지에 놓였다.
이로인해 ㈜STS개발은 포항시의 지적사항 등을 최종 보완한 후 롯데쇼핑이 마지막으로 한번 더 포항시에 신청해 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지난해 북부시장을 포함해 인근 19개 재래시장과 상생협의를 해 사업허가만 이뤄지면 100억원 상당을 지역에 지원할 계획인데, 다른 지역의 경우 대형마트 입점을 위해 10억여원 정도를 지원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포항시는 대형마트가 남구에 3개, 북구에 3개가 있어 북구에 신규 허가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북구의 경우 기존 2곳이 사실상 남구 생활권에 위치하고 있어 북구는 대형마트가 필요하며 두호동의 경우 인근 영일대해수욕장이 최근 지역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외지 관광객까지 대상으로 하는 대형마트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요구이다.
이에따라 포항시는 제출받은 서류 중 지역협력계획서와 상권영향평가서 등을 중점 확인할 방침으로 전해지며 서류검토와 더불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해 의견을 청취한 후 의사결정 기한인 3월 9일 이전에 최종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기한 내에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의 최종 결정은 지자체의 몫이어서 이강덕 시장의 고심은 커질 전망이다. 사업은 전임 박승호 시장으로부터 인계받은 것으로 이 시장은 죽도시장의 반대여론 등을 고려해 취임 후 제동을 걸어왔다. 주민반대도 있는데다 사업신청 반려에 대해 업체가 소송까지 벌였지만 시가 승소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전임 시장 당시라고 하더라도 포항시가 외지 사업자를 설득해 유치한 것이고 업체는 이미 1000억여원이 훨씬 넘는 대형 사업비를 투자한 상태인데도 이런 사정을 도외시하고 사업을 무산케 했다는 비난마저 일 경우 향후 외지업체 유치에 부정적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일선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에 사활이 걸린 현실에서 500여명에 이르는 신규 고용창출 규모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ilyod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