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의흥우체국에서 근무하는 집배원 황중섭(37)씨는 지난해 10월25일 일을 마치고 퇴근 후 친구 집에 다녀오는 길에 안동시 서후면 5번 국도에서 차량 전복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경북 군위의흥우체국 황중섭 집배원.(사진=경북우정청 제공)
황 씨는 즉시 주행 중이던 차량을 세우고 먼저 119에 신고를 한 후 본인의 차량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차량 쪽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차량에는 운전자 A(28·여)씨가 갇혀 있었고, 위급한 상황을 직감한 황 씨는 들고 온 소화기를 이용해 차량 유리를 부수고 A씨를 구출했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차량 화재사고에서 황 씨의 신속한 조치로 변을 막을 수 있었던 순간 이었다.
구조된 A씨는 황 씨에 의해 안전지대로 옮겨졌으며, 이후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119 구조대에 인계됐다.
119 구조대원은 “황 집배원의 조치가 조금만 늦었더라도 운전자가 위험해질 뻔했다”라며, “신속한 조치로 소중한 한 인명을 지켜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운전자 A씨는 사고로 인한 경미한 팔 골절을 입었고, 황 집배원은 구조과정에서 팔과 손등에 상처를 입고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러한 황 집배원의 선행은 운전자 A씨의 가족이 해당 우체국에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한 조치로 생명을 구해준데 대해 감사하다”고 전화가 걸려와 뒤늦게 알려지게 된 것.
황중섭 집배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어느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한편, 황 집배원의 선행은 경북도 및 군과 우체국간 맺은 ‘행복나르미 협약’에도 잘 부합되는 일로 집배원 ‘행복나르미’로서 본보기가 되고 있다. 경북지방우정청은 경북도와 집배원 ‘행복나르미’ 협약을 체결하고, 평소 배달 업무 중 위기 가구 발견 시 관할 행정기관에 통보하는 것과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보살피고, 화재나 재해 등 위험요소가 보이면 관계기관에 알리는 사회안전망 수행에 중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우정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행복나르미는 위기상황신고 및 현장조치 48건, 취약계층 동향파악 및 지원 1015건 등 모두 1063건의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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