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김재원 기자 = “고등학교 3학년, 1년간의 시간이 학창 시절 그 어느 때보다 좋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펼치며 경험했던 그때로는 언제든지 돌아가고 싶을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이 욕하겠지요? 하하”
손범준군의 고3 시절은 다른 친구들과 달랐다. 공부에 여념이 없어야 할 3개월 간 학교 대신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이노디자인’으로 ‘출근’했기 때문이다. 범준군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유일한 10대로 선발되었다. 입시를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범준군의 의지는 확고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청년, 손범준군이 그 주인공이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려면 3개월 간 학교에 나갈 수 없었어요. 시기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다행히도 학교에서 허락해 주셨지요. 저의 도전을 이해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려요.”
범준군은 아이리버 mp3를 디자인한 업체로 유명한 한국의 이노디자인, 프랑스의 다쏘시스템즈, 미국의 스트라타시스 3사가 지원하는 ‘디자인 2020프로젝트’를 통해 전동 스케이트보드 ‘붐스틱’이라는 시제품을 만들어 냈다. 영화 ‘베트맨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전투 오토바이’ 디자인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붐스틱’은 지난 10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다쏘시스템즈 연례행사에서 발표, 대중에 공개돼 주목을 끌었다.
또 같은 해 ‘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해 이탈리아를 1주일 동안 방문, 각국의 디자이너와 의견을 교류하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19살의 범준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스마트워치로 특허와 상표권을 이미 보유한 ‘특허권자’이다. 그 다음 해 그동안의 생활 속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장래가 촉망되는 미래 인재로 선정,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2015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또한 최근에는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알게 된 전국 각지에 있는 7명의 동료들과 함께 공동 창업으로 경기도 분당에 사무실을 냈다고 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헬멧과 같은 안전 보조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겼어요. 그래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스스로 설정하고 진행하는 창의IT융합공학과에 끌렸던 것 같아요. 또 전공 외 다른 분야도 접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했고요. 게다가 고2때 포항공과대-포항제철고가 연계해 진행하는 ‘R&E프로그램‘을 통해 유희천 교수님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교수님의 지도로 ‘청소기 핸들의 인간공학적 분석’ 연구를 진행하며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그러한 경험들이 저의 선택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렇게 범준군은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좋아하는 분야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온 범준군, 마지막으로 포부를 이와 같이 밝혔다.
“전기 모빌리티 분야에 큰 관심이 있어요. 전기 자동차나 전기 버스와 같은 전기를 활용한 다양한 이동수단과 그와 관련된 전반적인 공급 장비 시장을 말해요. 미래 시대의 사람들이 매일 이용해야 하는 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싶습니다. 그리고 30대가 될 2030년에는 ‘TIMES 선정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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