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일 대전고 총 동창회장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대전 충청 지역의 명문 대전고등학교가 오는 4월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17년 4월 관립 경성중학교 대전 분실로 설립돼 1921년 4월 대전공립중학로 교명을 바꾼 대전고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부침을 함께하면서 대전‧충남의 역사와 함께 성장하며 8‧15 광복 때까지 지방의 대표적인 고등교육기관이었다.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남아의 기백으로 위국헌신(爲國獻身)을 온몸으로 실천한 대전고 동문들은 일제 강점기에는 조국 광복을 위해 독립운동에 나섰고, 6‧25 전쟁 때는 학업을 미룬 채 국가수호를 위해 젊음을 불살랐다.
6‧25 전쟁의 와중에서도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한강 이남의 대표적 명문고로 명성을 떨쳤고, 수많은 학생들이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해 꽃다운 목숨을 바쳤고, 종전 후에도 군문에 남아 국군사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부정부패에 항거한 3‧8 의거를 일으켰고 이어진 4‧19 혁명에도 앞장서며 고귀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개교 100주년 행사를 통해 지속발전 가능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대전고 총동창회 신원일 회장을 만나 개교 100주년 기념 사업 계획등에 대해 들어봤다.
- 총 동창회장으로 대전고 100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텐데요.
먼저 조금 늦었지만 정유년 새해에도 대전고 동문여러분과 가정에 행운과 건강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대전과 충청 주민들께도 지면을 빌어 인사를 올리며 건강하시고 소망하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듯이 인간에겐 누구나 귀소본능(歸巢本能)이 있다고 합니다. 하물며 저를 포함한 동문님들의 자부심이자 자랑거리인 모교야말로 마음의 고향 그 이상일 것입니다.
대전고는 교사와 학생이 혼연일체가 돼 학업에 정진해 1957년 제1회 전국남녀고등학교 학술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강 이남의 최고 학교임을 인정받았습니다. 스포츠와 문예활동도 균형을 이루어 야구부는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비롯해 꾸준한 성적을 올렸고, 전국남녀중고등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이처럼 빛나는 100년 전통을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동문들이 정․관계, 군, 재계, 학계, 문화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가의 간성으로 이름을 떨쳐 동문들을 기쁘게 했습니다.
- 개교 100주년 행사는 언제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지요.
자랑스러운 개교 100주년을 맞아 지난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의 도약을 다짐하는 가족동반 기념식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오는 5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과 대전고등학교 교정에서 개최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100주년 기념 조형물 건립, 100년사 간행, 기록물 전시회, 사료관 개관 등 행사가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개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동문의 재능기부로 작품을 제작할 방침이며, 설계 후 소요되는 조형물의 재료도 동문들의 자발적인 참여 의미를 담아 마련할 방침입니다.
대전고 100년사 발간사업은 편찬위원 2명과 편집위원 2명 집필위원 6명이 구성돼 이미 지난해부터 자료조사를 마치고 집필에 들어가 2월부터 감수를 받고 있습니다. 5월 기념행사까지 망라해 8월 발간할 계획입니다.
사료관 개설사업은 당초 기념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막대한 재원 마련이 부담스러워 기숙사 리모델링 과정에서 확보된 공간을 사료관으로 조성해 100년사 편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와 기존 학교에 보관중이던 자료들을 전시키로 했습니다.
특히 이번 대전고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는 대전고 가족들만이 아니라 대전시민과 충청주민이 함께 하는 의미있고 공감이 있는 행사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토리 텔링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동문은 물론 대전시민과 충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개교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무엇인지.
국가 경제도 좋지않고 사회적 상황도 번화 폭이 큰 점 등을 감안해 일회성 행사에는 가능한 비용을 줄이는 등 검소한 행사가 되도록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대한 간소하고 알차게 치르자는 동문들의 의견에 따라 일회성 행사를 자제하는 대신에 영구히 남을 기념사업과 주민들과 함게하는 분야에는 남부럽지 않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100주년을 기념해 모교 방문을 준비해 오신 해외 동문들을 모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회장인 제가 직접 챙기겠습니다. 솔직히 국내에, 모교에 가까이 계신 동문들 가운데는 큰 감흥이 없는 분도 계실수 있을 것입니다만 해외에 계신 동문들은 100년만에 맞는 모교의 생일상에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가까운 일본과 아시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 지역에 계신 동문들 도 일정을 물어보고 꼭 참석하겠다고 하십니다. 특히 나이 드신 동문들 가운데 들떠 계신 분들이 많고 죽기전에 100주년 기념 만큼 모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겠냐는 말씀을 들으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사료관 개설을 서둘러 추진하는 면에는 이러한 해외 동문들의 염원을 고려한 것도 주요한 이유입니다.
신현일 총 동창회장
- 동문들에게 전하고픈 말씀이 있으면.
그 동안 숱한 난관 속에서도 동문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이 영광스러운 오늘의 모교 대전고등학교를 만든 원동력이었음을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총동창회와 재경동창회가 중심이 돼 치르게 될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기념사업은 우리를 키워준 대전과 모교의 지속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기념사업을 원만히 치르기 위해서는 동문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동창회 운영에 봉사하는 임원과 기별 회장․총무님들의 노고를 격려해 주시고, 힘내서 일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협력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외람되지만 100주년 기념사업 모금활동에 좀 더 관심을 가져 주실 것을 간청 드립니다. 꼭 큰돈이 아니라도 좀 더 많은 동문님들이 성금을 기탁해 주신다면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모교로 거듭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 지역 사회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대전고 동문들은 자랑스러운 모교 100년의 역사를 지렛대로 다가올 100년을 지역민들과 함께 준비하고자 합니다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대능 가족과 주민들이 손잡고 함께한다면 모두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더 큰 소망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울러 대전고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학생들과 교직원 및 동문들을 보듬어준 지역 사회의 은혜에 대해 항상 감사드립니다.
학생들의 학력 증진과 건강한 성장은 물론 지역 사회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노력을 늘 그랬듯이 함께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