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정산업단지의 한 도로에 불법주차된 차량들. 인도에 버젓이 올라와 나란히 대각주차 돼 있다. 일요신문 충남본부 박하늘 기자
[천안=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최근 평일 오후 천안 제4일반산업단지 앞 공단1교차로에 들어서자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왕복 4차선도로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왕복 4차선이지만 사실상 왕복 2차선이다.
길을 따라 한 골목에 들어서자 도로한복판 중앙선을 따라 일렬로 주차된 차량들이 눈에 들어온다. 왕복 4차선의 양끝 도로는 이미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공장을 드나드는 거대한 트레일러들과 물건을 싣는 지게차들이 불법 주차된 차량들을 피해 가까스로 지나친다. 인도에 올라선 차량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천안 마정기계일반산업단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단지 안 쪽 왕복2차선 도로의 인도는 이미 주차장이 된지 오래다. 주차단속 차량을 피하기 위해선지 인도 위에서 대각주차 돼 있다. 인도로 올라서기 쉽도록 블럭에는 철판이 깔려있어 불법주차가 고착화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공장에서 나온 듯 보이는 물품들도 인도에 버젓이 적재돼 있다. 노면의 중앙선은 흔적을 보기 어려웠다.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왕복 2차선인 도로는 차량하나만 통과할 수 있었다.
덩치 큰 화물트럭이 주차 차량의 꽁무니를 피해 아슬아슬하게 모퉁이를 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화재가 발생 시 소방차가 들어서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다만 강화된 주차단속과 곳곳에 설치된 CCTV의 덕분에 다른 산업단지보다는 정도가 덜해보였다. 그럼에도 인도에 올라선 차량들과 도로 양 끝에 줄지어선 차량들은 천안의 다른 산업단지들과 마찬가지 였다.
천안 제4일반산업단지 앞 도로. 왕복 4차선의 양쪽 끝 도로와 중앙선에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일요신문 충남본부 박하늘 기자
천안에는 현재 10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으며 4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충청권 최대 산업단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물류를 운송하는 거대한 트레일러와 화물차, 협력업체의 차량들이 쉴 틈 없이 오간다.
산단의 많은 통행량에 불법주차는 위험성과 막대한 사회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보행자의 통행 불편은 덤이다.
인도가 ‘주차장화’ 된 마정산업단지의 관계자는 “일반차량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일반인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불편은 없을 것”이라면서 입주기업이 암묵적 합의하에 인도를 주차장과 물품의 적재장소로 사용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산단의 불법주차는 그 위험성과 낭비되는 사회비용으로 인해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천안시는 산단 내 만연한 불법주차 문제를 주차단속 등 임시방편에 의존하고 있을 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산단이 밀집한 천안 서북구의 교통지도팀 관계자는 “산단 내 불법주차 문제는 20년이 넘었으며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결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북구가 담당하는 주차금지구역이 130km가 넘는데 반해 단속인원은 14명이다.
또한 단속을 해도 지속적으로 불법주차를 한다.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차단속 외 기업과의 공론화, 공용주차장 조성 등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입주 기업들과의 공론화는 없었다. 기업들에 홍보는 하고 있다. 기업체들에 1차 단속구역에 단속을 실시한다고 ‘문자알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간혹 기업체의 민원이 있을때 상담하는 정도”라고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천안시청 기업지원과 관계자도 “공장에는 대형차량과 물품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 공간이 부족해 불법주차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현재 불법주차 해결을 위한 별도의 계획은 없다. 단기적인 주차단속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정기관 차원의 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부지 확보, 예산 부족 등 현실적으로는 실행이 불가능해 보인다.
현행 건축법은 2008년 이후에 조성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전체 면적의 0.6%를 주차장으로 확보토록 하고 있다.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의 한 도로에 설치된 불법주정차 단속 CCTV 밑으로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서있다. 일요신문 충남본부 박하늘 기자
천안의 산업단지에 공용주차장이 조성된 곳은 ‘외국인 전용산업단지(86면,1982㎡), 제4산업단지(190면,6037㎡), 제5산업단지(148면,5801㎡) 등이다. 풍세 산업단지와 제 3산업단지에서는 민간이 주차빌딩 등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자가용 사용이 많은 산업단지의 근로자 수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2008년 이전에 만들어진 산업단지, 특히 민간이 주도해 조성된 산업단지의 경우 부지매입 등의 문제로 주차장 조성이 어렵다.
마정 산업단지 관계자는 “별도의 주차장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 민간기업이 모여 만들어진 산업단지이기에 시의 행정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천안시청 관계자는 “제2산업단지 같은 장기적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토로했다.
천안시는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의 혁신산업단지공모사업에 선정돼 5년간 190억여 원을 투입해 제2산업단지 재생계획을 발표했다. 재생사업에는 고질적인 불법문제 해결을 위해 왕복4차선의 진입도로 옆 녹지를 이용한 에코파킹 형태의 주차장 조성이 포함됐다.
이 관계자는 “장기 계획 외에는 해결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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