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희 미소도예 대표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대전미술대전 초대작가인 서미희 미소도예 대표는 2013년 신진작가상, 2011년 대전미술대전 최우수상, 2010년 예술문화상을 수상한 도예가이다.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작품을 출품해 호평을 받는 작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 서 작가의 작품은 전시 공간 등에서도 사슴 뿔의 형태가 연상된다고 합니다. 작품의 모티브를 사슴뿔로 채택한 이유나 계기는 무엇인지. 어릴적 TV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에서 사슴 무리 중에 아주 큰 뿔을 가지고 있는 사슴 한마리가 맨 앞장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 사슴은 그 큰 뿔을 가지고도 전력질주로 달렸는데 살기위해 뛰는 모습은 힘이 넘쳐보였으며, 생동감 있는 근육과 무거워 보이는 큰 뿔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때 본 사슴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하고 잔상으로 남아 아직도 기억됩니다. 뿔이 워낙 커서 못 뛸 거라 생각 했는데, 그때는 그게 어찌나 신기했는지, 아마 저의 작품의 모티브는 그때 정해진 것 같습니다. 뿔을 가진 동물들은 겉으로는 강하고 힘 있는 모습을 하며 나 또한 그렇게 보이려 하지만 반면 약하기 때문에 뿔이라는 강한 무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저만의 무기를 지니고 점점 자라가는 뿔의 모양처럼,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삶처럼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작품에 동물의 ‘삶’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작품 뿔-표상
- 동물의 삶처럼 자연스러운 작품의 주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나이를 먹을수록 제 인생의 고민과 생각이 점점 바뀌면서 작품도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제 3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표현하였고, ‘자연과 인간’, ‘동물과 인간’의 주제로 표현했지만, 지금은 나로 바뀌었습니다. ‘나’ 자체를 작품으로 나타내고, 나의 인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생각을 할수록 망각하기 쉽고, 나약하고, 약해지고, 혼자서 발버둥 쳐도 주변의 영향을 무시하지 못하는 그런 삶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합니다. 도자기도 마찬가지로 만드는 것이 끝이 아니라 불로 구워져 나와야 완성이 되며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는 불이 정해줍니다. 하지만 항상 꿈을 꾸며, 그 꿈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더 낳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그 기대를 가지고 살아가듯이 더 멋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시 만들고, 고뇌하고 생각하고, 새로운 작품을 계속 만들어 내는 ‘삶’ 자체가 살아가는 ‘재미’라 느끼려 합니다. 불이 주는 매력처럼. 아직 어떤 작가라 비평받거나, 관심 받는 작가는 아니지만 꾸준히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도자기’를 통해 말하면서 내 작품을 통해 같이 소통하며, 많은 사람들과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점점 변해가는 나의 삶속에 나의 숨겨진 작품들이 어떻게 나올지 나조차도 두근거리며 기대됩니다.
- 도자 공예를 발을 디딘 계기는?
:제가 도자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때는 대학교 2학년때 학교 선배 언니가 도자기를 하고 있었는데.. 도자기 팀이 차를 빌 여 여주 이천으로 견학을 간다며, 차 자리가 남으니까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 갔습니다. 그때 그곳을 다녀와서 도자기에 사로 잡혔죠 너무 신기했습니다. 저의 스승이신 이재황 선생님을 그때 처음 만났습니다. 그 곳을 갔다 와서 부전공을 도자기로 선택을 했지만 부전공이라 전공에 비에 시간이 조금 밖에 되지 않아 배울 수 있는게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재황 선생님이 계시던 계룡산 도예촌을 찾아가 여름 방학 때면 그 곳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살았어요. 다들 여자애가 겁도 없고 무섭지도 않냐구 했지만 저희 집도 워낙 시골이다 보니 익숙해서 불편한건 없었습니다. 도자기로 대학원도 졸업하고 정정 당당하게 도자기 전공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 도자기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
제가 생각하는 도자기의 매력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재료들을 가지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제일 큰 매력이라고 생각 합니다. 또 하나의 매력은 불이지요. 불이라는 개체에 의해 완성되어져 그 형태를 깨지 않는 이상 평생 유지하고 있는 것 또한 제가 생각하는 도자기의 매력 이예요. 그 불에 맛 들리면 정말 어찌 할 수 없지요. 또 만든다고 끝이 아니예요 가마에 들어가서 불에 의해 작품이 변하거든요.
서미희 작가
-도예를 하려는 이들에게 하고싶은 조언이 있으시면.
원래 미술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이 공예에요. 사람들은 그걸 공예라고 인식을 못하죠, 그렇게 친숙하기 때문에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는 것이 공예란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는 우수한 공예품이나 기술을 역사적 환경(식민치하, 전쟁등)으로 인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부분들이 매우 적어요. 거기에 현대 사회에서는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면서 옛것을 쉽게 버리기 때문이라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전통을 지켜갈 순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요. 우리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가미한 공예품을 소수계층의 욕구만족이 아닌 일반 대중들의 일상적인 생활용구로써의 보편화 된 공예로서 자리 잡기를 원하고 있어요.
- 공예 산업 발전을 위해 대전시나 관계 당국에 건의할 것이 있다면.
시민들이 어느 곳에 가면 항상 도예 등 공예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전시 판매장과 체험장을 대전시 차원에서 마련해 주면 작가와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에서 협회를 거쳐 대전역 지하상가에 공간을 임대해 주고 있지만 관광상품 개발과 우수한 공예품 생산의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작가 개개인들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원도심 지역 부흥 차원에서 공예 작품의 제작과 전시 판매가 가능한 타시도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큰 공간을 마련해 시장을 선점하면 전국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금산의 인삼과 옥천의 묘목 시장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선점이 경쟁력의 한 요소 임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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