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번 버스의 예비차량을 마련해 두지 않은채 차량의 무리한 가동을 조장하고 있으며, 운전원의 근무시간은 급격히 늘어나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교통공사의 이같은 무리한 증편이 이용객의 불편과 사고 위험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세종도시교통공사의 1000번 버스.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지난달 9일 1000번의 운행횟수와 시간을 늘렸다. 이에 차량과 운전원에 대한 고려없는 무리한 증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지난달 9일 세종 홍익대학교에서 대전 반석역까지 운행되는 1000번 버스의 운행횟수를 하루 104회에서 150회로 증편했다.
또한 첫차 운행시간을 기존 오전 5시55분에서 5시30분으로 25분 앞당기고 막차운행시간도 오후 10시55분에서 12시20분으로 85분 늦췄다. 운행간격도 20분에서 15분으로 단축했다.
교통공사는 새벽과 심야시간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공사의 결정이 차량 확보 미비와 운전원의 노동강도 증가 등을 고려치 않은 무리한 증편이라는 빈축을 사고있다.
교통공사는 지난 3월 새로 구입한 차량 3대를 1000번 운행에 바로 투입했다. 1000번 차량은 11대가 전부다. 문제는 예비차량이 없이 차량 11대 모두 운행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만약 차량이 1대라도 운행 중 고장이 발생한다면 이를 대체할 차량이 없어 1000번 전체 운행에 차질을 빚게 된다.
증편 이전에도 교통공사는 1000번이 예비차량없이 운행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추가된 차량을 교통공사는 모두 운행에 투입한 것이다.
운수회사의 경우 예비차량을 2~3대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리한 운행에 따른 차량 피로도 증가도 예상된다.
이번 증편으로 1000번 버스 운전원들의 운행시간은 기존보다 2시간 늘어났으며 휴식시간은 5분이 줄어들었다.
증편 후 오후시간(1000번 운전원은 2교대로 근무하며, 오전시간 운전원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오후시간 운전원은 1시부터 익일 오전1시까지 근무) 운전원은 운행종료 뒤 익일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퇴근하게 됐다. 운전원들은 새벽 3시를 넘겨 집에 도착하기 일쑤라고 호소했다.
또한 운전원은 왕복 약 2시간 30분 운행에 20분 단위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식사시간은 20분이 전부다.
줄어든 휴식시간과 늦어진 퇴근시간으로 운전원의 피로는 축적되고 있다.
세종시 대평동의 세종도시교통공사 버스운영센터.
세종도시교통공사의 ‘이상한’ 운전원 급여시스템도 운전원의 ‘과로’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교통공사는 세종시의 생활임금인 시간당 7540원을 적용, 운전원의 보수를 시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늘어난 운행횟수만큼 급여도 늘어나기 때문에 운전원 입장에서는 운행횟수 증가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대다수의 운수회사는 운전원의 급여를 월급 또는 일당제로 지급하고 있다. 공영버스를 운영중인 제주서귀포시, 청주시도 월급제를 적용하고 있다. 운전원의 급여를 시급제로 책정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세종교통공사의 시급은 다른 운수회사에 비해 현저히 적어 운전원 입장에서는 추가운행을 포기하기 어렵다.
세종시의 또다른 운수회사인 ‘세종교통’의 경우, 운전원 급여를 일당제로 책정하고 있다. 세종교통의 일당을 시급으로 계산할 경우 시간당(1호봉 기준) 약 9000원이다. 교통공사의 시급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와 운전원의 피로도 증가는 이용객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세종교통공사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증편을 강행했다.
교통공사와 세종시는 운행횟수 증가를 원하는 민원이 많아 증편을 결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결국 민원 해결에만 급급한 나머지 이용객 안전은 뒷전으로 밀고 운행횟수와 운행시간을 급격히 늘린 것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차량은 4월 말이나 5월 초쯤 3대가 더 추가되며 운전원도 곧 증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편에 따른 시의 교통공사에 대한 예산 지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 교통과 관계자는 “공사가 올해 처음 출범하며 책정된 예산보다 더 지원되는 지원금은 없다”고 말했다. 올해 교통공사의 지원금은 71억 원이다.
지원 없는 급격한 증편은 오롯이 공사의 부담이 됐으며, 이 부담은 줄어든 배차시간, 늘어난 운행시간으로 운전원에게 전가됐다.
‘운수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과 교통 예산 절감을 통한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이라는 세종도시교통공사의 출범 목적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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