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교체와 호남의 마음을 견고히 지키면, 장미혁명은 완성
○잔인하고 가혹한 4월을 딛고 오래된 미래 5월로 나아가야 한다.
○문재인, 위기의 4-13 총선을 승리로 전환, 리더십의 새로운 지평
○국민적 정권교체 열망과 정치권 안정희구 심리에 부합, 필승카드
○현재 문재인 대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구도 유지하면 문재인 필승
1. 잔인하고 가혹한 4월이다.
2017년 3월 31일,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단죄되었다. 살아 있는 육신과 매장된 정치사회적 생명, 최고 권력자가 드러낸 양극단의 민 낮이다. 역사와 국민들은 ‘이것이 옳은지, 저것이 그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같은 시각, 신음의 바다 깊은 펄 밭에 3년 동안 박혀 있던 ‘악마의 관(棺)’ 세월호가 인양·이송되고 있었다. 아직도 찾지 못한 9명의 시신이, ‘눈물의 항구’ 목포로 운구되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한, 가버린 생명들은 되살아 돌아오지 못한다.
하여, 대한민국 5월은 오래된 미래다. 과거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 안에 오래된 미래의 단층으로 쌓여져 갈 뿐이다. 엄동을 견뎌낸 여린 생명들이 죽은 껍데기를 뚫고 새로운 하늘을 연다. 우리는 잔인하고 가혹한 4월을 접고, 5-9 대선현장이라는 혼돈스런 ‘오래된 미래’를 직시해야 한다.
불과 한 달여,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대한민국과 우리 운명을 또 다른 시간으로 인도한다. 권력을 결정하는 선거 앞에서, 동물의 왕국에서와 똑같이,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늑대가 된다. ‘승자 절대선’, 권력 독식의 제로섬 게임(all or nothing), 단 한 표라도 이긴 자는 국가 권력을 사실상 독차지한다.
출전 선수들은 당선 가능성, 혹은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서 의미와 가치를 지녀야 한다. 따라서 최종 대진표 분석단위는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 4명으로 압축된다. 4명의 게임 전개양상을 입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본선 결과 예측도 큰 맥락을 벗어나지 않는다. 4월 3일 현재 문재인 후보는 5-9 대선 승리에 가장 근접한 선두주자임에 틀림없다.
<사진=문재인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은 국회, 사실상의 국가권력을 아우른 명실상부한 제 1당이다. 박근혜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적 의지가 강할수록, 민주당 대표선수 문재인의 당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명박과 박근혜 연속된 보수 정권이 ‘실패했다’는 점도 반사이익이다. 현재로서 문재인을 능가할 수 있는 상대선수는 없는 듯 하다.
문재인 후보의 뚜렷한 강점은 2012년 대선후보와 범 진보진영의 맏 형격이라는 탄탄한 지명도에 있다. 문재인은 이를 바탕으로 최대 위기였던 4-13 총선에서 김종인을 영입, 대성공의 전환을 이뤘다. 4-13 총선 승리을 발판으로 권력구조를 바꾼 뒤, 문재인은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는 국정 운영 역량을 발휘한다. 알고 보면, 문재인의 선거역량과 권력관리 리더십은, 분명 한 차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따라서 민주당내 문재인으로의 결합강도는 마치 당구공을 연상케 하듯 단단하다. 나아가 본선은 한 달 남짓 남았다. 돌발변수가 없는 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은 기정사실처럼 보이기도 한다. 적어도 정권교체와 대세론의 기치를 든 범 진보진영과 민주당은 문재인으로 정권교체을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3. 단점
문재인 선수의 단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호남정치 배신이라는 오해와 정치력의 저평가, 급진 좌파적 이미지에 갖힌 이념적 편향성은 호남과 중도와 국민적 지지도의 확장성의 경계선에서 대치한다.
대 북한핵 대응 전략은 우리의 한반도 통일전략과 미국의 대 아시아전략과 정책기조의 핵심이다. 문재인은 미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핵 안보전략의 현실과 민족의 재통일이라는 이상, 이 지점 어딘가에서 흔들린다.
미국의 대북 강공책과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철조망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에 대한 전국민이 공감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보진영과 호남지역 외에, 중도와 지지도의 전방위적 확장성의 한계를 뚫고 나갈 수 있다.
비핵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비전과 전략, 나아가 국민이 공감할 만한 남북경제 공동체 공진전략과 방안은, 문재인의 대선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아젠다이다. 국민이 공감한다면,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과 민주당 집권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4. 위기
4월 3일 문재인의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은 거의 확정적이다. 여세를 몰아 7일 께 문재인 지지도와 정권교체론은 최고점에 이른다. 그러나 위기는 바로 이 지점부터이다. ‘같은 편’ 안희정·이재명·최성과 함께 끌어올린 민주당 경선 시너지효과는 사라진다. 오히려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등 ‘진짜 굶주린 맹수들’에게 에워 쌓여, 치킨게임에 다름없는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야 한다. 고공행진 지지도의 탄력을, 5월 초까지 20여일 간 끌고가며 굳히기에 들어가야 한다.
반면, 5-9 대선에서 안철수의 ‘철수’, 혹은 ‘문재인에로의 후보단일화’란 없다. 호남이 (문재인이 아닌 안철수를) 역 선택하여 ‘올인’하거나, 안철수와 유승민의 단일화론에 탄력이 붙는 경우, 문재인으로선 절체절명의 위기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안희정과 이재명을 밀던 중도층이 안철수에게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 게 그 실례다. 혹여 중도라는 이름으로 유승민과 안철수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이번 대선 최대의 변곡점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문재인과 안철수의 지지도 격차가 10% 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진다면, 호남의 지지는 안철수에게로 전환되고, 상대적으로 문재인 지지도는 정체·쇠락할 수도 있다. 문재인 최종승리는 ‘공격적 방어’ 기조를 유지하는 데 있다. 지지도 격차가 호남에서 안철수와 좁혀지면 문재인은 그만큼 위험하다.
5. 기회
일각의 전망과 분석처럼,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간에 ‘반문재인 깃발’을 세우는 후보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 설령 이뤄진다면, 문재인에게는 천재일우 필승의 기회로 반전된다. ‘승자 절대선’에 입각하여 이념과 역사를 무시한 채 무리한 단일화를 이룬다면, 범 진보와 중도는 똘똘 뭉쳐 문재인을 지지하게 된다. 그 순간 ‘문재인 당선’이다.
문재인의 상대는 안철수다. 호남에서 65%이상 따돌려 안철수의 추격의지를 꺽어야 한다. 투표 2주일 전까지 전체 지지도 면에서 안철수와 격차를 10% 이상 만 유지할 수 있다면, 문재인 대세론은 문재인 본선필승, 호남 유일대안론으로 진화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반 문재인 세력의 후보단일화는 실현 가능성도이나 충격파도 낮아지게 된다.
본선이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의 3각 구도로 전개된다면, 문재인은 PK(부산 경남지역)의지지 면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게 된다. PK 또한 호남과 같이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우선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6. 4월 첫 주간 전망
① 문재인과 안철수, 소위 범 진보대통합, 문재인과 안철수의 후보단일화는 없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국민들의 정권교체의지와 정치 안정희구 심리는 견고하다.
②여론조사는, 4월 7일께 문재인 지지도는 최고점에 이른다. 지금부터는 변수 관리에 있다. 대선 정국의 중심축을 문재인으로 심고, 대세론을 초강세론으로 확장하며, 자충수를 경계하고, 상대진영 간의 분열을 유도해야 한다.
③ 구도상, 호남의 지지가 견고하고,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4자대결 구도가 끝까지 유지된다면, 문재인과 민주당이 집권한다.
④4월 10일 께, 문재인 대 안철수 대 ‘홍준표+유승민 단일후보’, 사실상 3자 대결구도로 변화된다면, ‘약한 범여권 후보대 강한 야권후보의 분열’이었던 1987년 대선의 악몽을 환기하고,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⑤잠복변수로서, 안철수와 유승민 간 후보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문재인 운명적 필승 전략에 일대 지각변동급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박요한 선임기자 ilyokorea@ilyo.co.kr
정치학 박사, 숭실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정치학회·북한연구학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