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임계계회도
이번에 지정된 경북도 유형문화재 4건으로는, 먼저 ‘안동 임계계회도’는 안동 지역에 사는 임자년(1552)과 계축년(1553)에 출생한 양반 11명이 모여 계(契)를 구성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원래 11점을 제작해 각자가 나누어 가졌는데 현재 5점이 전해져오고 있다. 17세기 안동지역 문중 소장 계회도 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으로서 회화사적 의미가 클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과 그들이 지은 시가 함께 기재돼 있어 문화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김한계 조사문서
다음으로 ‘김한계 조사문서’는 김한계가 1448년(세종 30) 승문원 부교리(承文院 副校理)에 임명될 당시 이조로부터 받은 것과 1449년(세종 31) 사간원 우정언(司諫院 右正言)에 임명될 당시 이조로부터 받은 것으로 일종의 임명장이다. 조사문서(朝謝文書)는 새로 임명된 관직자에 대해 사헌부와 사간원의 신원조사 결과에 의거해 이조나 병조에서 관직자에게 발급해 준 문서인데, ‘홍무례제(洪武禮制)’의 공문서식에 의거한 인사 문서로서 조선 초기에 시행되다 폐기된 한시적인 공문서였다. 고려와 조선의 공문서 양식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서로 현존하는 조사문서 중 비교적 연대가 이른 희소적 가치가 있다.
청도 운문사 소조비로자나불좌상
이어 ‘청도 운문사 소조비로자나불좌상’인데, 운문사 대웅보전(사찰 내 명칭은 비로전) 수미단 위에 안치된 소조비로자나불좌상이다. 양손을 가슴까지 들어 올린 후 왼손을 오른손으로 감싸 쥐는 지권인을 취하고 다리는 반가좌(半跏坐)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일반적인 결가부좌(結跏趺坐)의 자세를 취하지 않고 오른발을 왼발의 앞에 놓아 반가좌의 자세를 취했는데 이러한 자세는 매우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양식적·도상적 특징을 고려한다면 15세기와 16세기 초의 불보살상에서 나타나는 성격을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장방형의 얼굴과 평면적인 조형은 조선 후기 불상의 선구적인 요소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있다. 1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크고 180㎝에 달하는 중형의 비로자나불상으로서 희소성이 있다.
예천 오천서당록
마지막으로 ‘예천 오천서당록’의 경우 예천 내성천의 오천(浯川)을 중심으로 20여 문중의 유림이 자제를 교육하기 위해 설립한 오천서당의 계안(契案) 혹은 서당 교육이나 운영에 관여한 사족들의 명단으로 추정된다. 총 3책으로 제1책은 인조 5년(1627)에서 순조 17년(1817)까지 추록된 명부이고, 제2책은 헌종 9년(1843) 추록된 명부로서 도합 2313명이 수록돼 있다. 명단에는 대과 급제자 15명과 소과 합격자 41명 등 모두 60명에 달하는 입격자의 정보가 수록돼 있다. 제3책에는 서당운영의 기반이 되는 전답, 경제력을 알 수 있는 자료, 임야를 둘러싼 소송 등 서당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가 수록돼 있다. 기존의 서당관련 사료에서 발견할 수 없는 풍부한 역사적 사실이 포함돼 있으며, 일반적으로 서당은 서원과는 달리 설립, 취지, 운영, 교육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데 이 책에는 상당량의 자료가 실려 있어 예천 서당교육사와 향토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인 것.
이로써 경북의 문화재는 총 2041점(국가지정 700, 도지정 1341)이 됐다.
이와 함께 경북도 문화재위원회에서 경주 송선리 마애불, 경주 알천제방수개기, 상주 북장사 극락보전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상주 북장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문경 김룡사 응진전 석조십육나한좌상 일괄, 문경 김룡사 석불입상, 청도 대비사 석조석가불좌상 등 7건을 유형문화재 및 문화재자료 지정대상으로 선정했다.
한편, 이번에 지정대상으로 선정된 이들 7건의 문화유산은 지정예고 절차를 거쳐 차기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정을 확정한다.
경북도 서원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전국 최고·최다의 문화재를 보유한 광역자치단체로서의 위상에 걸 맞는 최상의 보존․관리 시스템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라며, “지속적으로 문화유산의 발굴 및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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