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정기현 의원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대전시교육청이 국제중고등학교를 유성지역에 설립하겠다고 나섰으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이 나온 가운데 정기현 대전시의원이 국제중고 설립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시교육청은 당초 대전지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국제고 전환을 공모해 유일하게 응모한 대전고등학교를 대상학교로 지정했었다.
그러나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설동호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이 진행해 놓은 국제고 전환에 필요한 행정절차 등을 진행하기는 커녕 할 일을 회피하고 결정을 시의회 등에 떠넘겨 결국 무산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대전국제중고설립 등 대전 교육의 현안 사항과 개선책 등에 대해 대전시의회 교육위원과 대전학부모연대 대표를 지낸바 있는 정기현 의원에게 들어봤다.
- 먼저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중•고등학교 설립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이 나왔습니다.
이는 당연한 결과로서 사실상 부결된 걸로 봐야 합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 특목고에 대한 정책 변화가 에견되기 때문입니다.
2015년 7월 제가 대전고등학교의 국제고 전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단을 촉구했을 때. 설동호 교육감은 대전의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신설보다 기존의 일반고를 국제고로 전환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2년이 지난 현재도 달라진게 없습니다. 출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학생수도 감소하여 대전에선 학생수 감소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쪽에선 학교를 신설하겠다니 일관성이 없는 행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설동호 교육감 임기 내내 국제중•고 설립으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의미도 없고 성과도 없는 이 사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 교육청은 매년 100여명의 ‘우수 인재 유출’이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타지역으로 진학하는 학생 가운데 국제고와 같은 계열인 문과학생은 40~50여명에 불과합니다.
이들을 위해 500억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학교를 신설하고, 매년 100여억원의 운영비를 투입해야 하나요?
설립목적이 비슷하고 최근 240여명의 정원을 줄인 대전외국어고의 정원을 늘려 수용하면 충분합니다.
국제고 설립하더라도 민사고 등 외지로 나가는 학생은 여전할겁니다. 3000억원에 가까운 빚더미에 앉은 대전시교육청이 왜 이렇게 예산 낭비를 시도하는지 무슨 뒷배경이 있는지 안타깝습니다.
인재 유출 보다 더 심각한 건 ‘인구 유출’입니다. 매년 1만여명씩 세종시로 인구가 유출되고 있습니다. 타지에 공부하러 가는 학생들은 주민등록을 옮기지는 않으니 인구 유출은 아닙니다.
대전의 교육이 좋다면 부모들이 세종시 아파트 분양을 받아도 전세 놓고 이사까지 안갈겁니다. 동서부 교육격차는 더 악화될 것이며 원도심 활성화에 역행합니다. 교육감이 선택할 정책이 아닙니다.
대전시와 이렇게 정책이 엇박자 나니 교육감 선거 없애고 지방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하자는 여론이 나오는 겁니다.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에게 질의하는 정기현 의원
- 세종시와 상생하자는 주장인가요?
눈길을 돌려 이젠 인구가 줄어드는 대전으로서는 성장해 가는 세종시와 상생 발전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전시•세종시 인구를 합쳐도 200만명도 안됩니다.
세종국제고 따로 대전국제고 따로 설립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종국제고의 정원을 일부 늘리고 대전교육청에서 예산도 일부 지원하여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제 특목고 시대도 내리막길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앞두고 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하는데, 국영수 중심의 문제풀이식, 줄세우기식 교육에서 탈피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전외고는 정원을 25% 가량 줄였는데도 경쟁률이 2015년 2.66대1, 2016년 2.45대1, 2017년 1.85대1로 갈수록 하락하고 있습니다. 학생수가 급감하는데다 교육부가 문과 계열의 대학 정원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졸업 후 취업도 어렵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또 문과 계열인 국제고를 설립한다는 것은 막차 타는 겁니다.
- 대전의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대전이 교육혁신이 가장 이루어지지 않고, 아직 잠자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혁신학교 조례에 따른 대전형 혁신학교인 ‘창의인재 씨앗학교’는 교육청의 교육혁신 마인드가 담기지 않아 그냥 예산 나눠먹기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려면 5지 선다형 평가제도와 문제풀이식, 암기식 교육을 탈피하여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수업 등 교육 전반에 혁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매년 2천여명에 달하는 학교 이탈 학생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합니다. 마을학교 등을 세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 모델을 만들어야 할것입니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부분 존중하고 부러워하는 직장인데 그만두고 시의원에 나선 이유는?
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29년 근무하다 대전시의회로 나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공부시간이 많은 우리 아이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학비를 대는 학부모, 가장 투자가 많이 된 교사 등 교육 3주체가 모두 만족하지 못합니다.
고비용 저효율이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입니다.
학생들은 졸업후에 일자리가 없어 희망을 상실하였고요. 재능과 꿈이 서로 다른데 공부하는 내내 국영수 경쟁만 하다 학창시절을 재미없이 보냅니다.
이런 아이들과, 청년들과 동행하면서 교육혁신을 해보겠다는 의욕으로 이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행정감사 우수의원 수상한 정기현의원, 오른쪽은 김경훈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시 유성구 제3선거구(전민동)를 지역구로 하는 더불어 민주당 정기현 대전시의원은 초선임에도 교육위원 2년 복지환경위원 1년 동안 실시한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시민들의 모니터링 결과 좋은 평가를 받아 3년 연속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에 선정됐다. 또 지난 2년간 전체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과 관련된 조례제정 실적, 시정질문, 각종 토론회 등을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평가에서 조례제정 2건과 장애인 단체 예산 및 장애인 정책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우수의원에 뽑혔다다. 전자통신연구원 퇴직 때 받은 명예퇴직금 5천만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책임연구원과 대전icoop생활협동조합 감사, 대전시의회 교육위원, 대전학부모연대 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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