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 이사와 자녀들이 벽오문고와 반미자문고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계명대 제공
[대구=일요신문] 김성영기자= 대를 이어 계명대(총장 신일희)에 거금을 쾌척한 남매가 화제다. 주인공은 김건우, 김정희 씨로 김남석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의 자녀들이다.
계명대는 이들이 얼마 전 작고한 모친의 이름을 따 ‘반미자 문고기금’으로 1억 원을 계명대에 기부했다고 1일 밝혔다. 기부금으로 학술적 가치가 있는 고문헌을 구입해 문고를 만들고 후학을 위한 자료로 활용해 달라는 취지다.
부친인 김남석 이사의 뜻도 그랬다. 김남석 이사는 1961년부터 2003년까지 계명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봉직하면서 도서관장, 총무처장, 기획실장, 교무처장, 대학원장 등 보직을 두루 거쳤다. 1억3000여 만원의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기부하며 후학 양성에 기여했다.
특히, 평생 모은 고문헌 52책, 단행본 500여 책을 계명대 동산도서관에 기증했다. 계명대 동산도서관은 기증받은 책을 김남석 이사의 호를 따 벽오문고를 설치했다.
벽오문고에는 보물 960호로 지정된 것과 동일한 판본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비롯해, 16세기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찍은 ‘사기(史記)’, 현재 전하는 대구읍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헌인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55호 ‘대구읍지(大丘邑誌)’ 등 희소가치가 매우 높고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학술적 자료들이 비치돼 있다.
김남석 이사는 “자녀들이 결정한 일이라 뭐라고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아내의 이름으로 나와 같은 문고를 만든다고 하니 뭉클하다”며, “도서관의 문고는 책을 기증해 만드는 것이 보통이지만, 기금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고문헌들을 구입해 더욱 활용 가치를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 이사의 자녀인 김건우, 김정희 씨와 사위인 이원기 씨는 2003년과 2004년 2년에 걸쳐 벽오문고 기금으로 5000만 원을 기부한 바 있다. 당시 아버지인 김남석 이사의 계명대 교수 퇴직을 기념하고, 계속해서 후학 양성을 이어간다는 취지였다. 이번에는 새로 모친의 이름을 딴 반미자 문고기금으로 거금을 기탁해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김정희 씨는 “계명대에서 교수직을 맡아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후학 양성의 상징인 대학 도서관의 발전과 소중한 자료들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계명대 동산도서관에 설치된 개인 문고는, 동산문고(신태식), 동일문고(조동일), 벽오문고(김남석), 오산문고(홍정수), 우신문고(홍일흠), 김정훈 문고(David Kim) 등이 있다.
cuesign@ilyodg.co.kr